한화 정우람.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10차전이 열린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가 7-4로 앞선 8회초 한화의 마무리 정우람(35)이 마운드에 올랐다. 6회 무려 7점을 내며 경기를 뒤집은 한화는 NC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정우람을 8회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는 8회 2사 3루에서 이명기(33)에게 안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지만, 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한화와 NC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화는 필승조인 강재민(23)과 정우람이 7~9회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역전극을 완성했다. 반면, 6회부터 가동된 NC 불펜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게 버거울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강윤구(0이닝 3피안타 1피홈런 3실점), 박진우(0.1이닝 1피안타 4실점), 송명기(1.2이닝 2피안타 무실점) ,김진성(1이닝 3피안타 1실점)이 줄줄이 흔들리며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NC 불펜의 암울한 현주소를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선두 NC의 아킬레스건인 불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6일 오전 기준 NC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6.33으로 이 부문 리그 최하위다.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6점대인 팀은 9위 SK 와이번스와 NC 둘뿐이다. NC 불펜은 8월 3경기에서 13.2이닝 동안 20실점 18자책점을 허용했다. 8월 평균자책점이 11.85에 이른다. 시즌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으나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안이 가중된다. 탄탄한 선발진에 막강한 화력을 갖추고도 뒷문이 약해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NC가 야구계 ‘핫이슈’인 정우람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 있는 이유다. 

불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팀은 NC뿐만이 아니다. 상위권에 올라있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가 불펜 불안이라는 공통의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5강 싸움을 펼치는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도 최근 뒷문이 헐거워졌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팀들은 뒷문이 ‘안녕’해야 가을야구 안정권에 접어들 수 있다.

2017년 KIA는 우승 적기로 판단하고 그해 트레이드 마감일에 넥센 히어로즈에 유망주 이승호(21)를 내주고 마무리 김세현(33)을 데려왔다. 당시 KIA는 불펜 ERA 9위로 뒷문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김세현 영입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는 이적 후 21경기에 출전해 2패 8세이브 ERA 3.43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선 2세이브를 챙기며 우승에 이바지했다.

올해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15일이다.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수준급 불펜투수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 협상이 활발하다. 정우람을 비롯한 몇몇 구원 투수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7년 KIA처럼 출혈을 감수해야 ‘빅딜’이 성사될 수 있다. ‘윈 나우’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릴 팀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대전=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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