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2020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경기를 관람 중인 학부모(위쪽)들의 모습. 장충=임민환 기자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잘했어! 파이팅!"

5일 서울시 중구 장충어린야구장은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이날 장충어린이야구장에서는 한국스포츠경제가 주최하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매이 주관하는 2020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이하 한국컵) 이틀째 경기가 펼쳐졌다. 전국 46개 지역 114개 팀, 1500여 명의 선수들이 단 하나의 왕좌를 향해 뜨거운 열정을 내뿜는 한국컵 대회 2일 차 경기가 한창인 이 곳에 공 하나에 웃고 우는 엄마부대가 추적추적 내리는 장맛비 속에서 저마다 형형색색 우산을 받쳐든 채 자리했다.
 
올해 한국컵은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선수와 대회 운영진, 심판, 감독관 등을 제외한 학부모와 유소년야구단 관계자의 출입이 금지된 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 전후 출전 선수들을 응원하는 '엄마·아빠 부대'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그라운드에 울렸다.

2020 한국컵 신한드림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를 관전 중인 엄마·아빠부대(위쪽) 모습. 장충=임민환 기자

목소리의 출처는 어디일까. 장충어린이야구장 출입이 제한된 '엄마·아빠 부대'는 경기장이 내려다 보이는 인근 인도에 삼삼오오 자리했다. 장충어린이야구장은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남산2호터널 방향으로 난 오르막 중턱에 자리한다. 왕복 3차선 도로 옆으로 남산으로 향하는 인도가 있다. '엄마·아빠 부대'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장충어린이야구장의 홈플레이트에서 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65m다. 그 뒤로 얕은 얕은 언덕이 있는 걸 고려할 때 '엄마·아빠 부대'의 응원의 목소리는 70~80m 밖에서 그라운드를 관통해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만든 진풍경에 박수와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엄마·아빠 부대'의 열정에 절로 박수가 나왔지만, 코로나19가 만든 '웃픈' 현실이 씁쓸했다.
 
한국컵은 'K-방역' 기준에 맞춰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장 입장 전 필수 코스로 모든 선수와 코칭 스태프들이 발열 체크를 받는다. 발열체크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관계자와 감독관 입회 아래 진행된다. 등 번호로 신원을 확인하고 차례로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또 심판실과 구장 입구 등 선수와 운영진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소 곳곳에 손 소독제가 비치됐다.

아들 봉재민 군과 함께 미소 짓고 있는 봉중근(왼쪽) KBS N스포츠 해설위원. 장충=임민환 기자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역을 다 하고 있다"면서 "철저한 방역이 일상이 된 지금, 코로나19로 유소년 선수들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회 현장에는 반가운 얼굴도 자리했다. 국가대표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맹활약하며 특히 일본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 '봉열사'라는 애칭을 얻은 봉중근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이 4일 현장을 찾았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나 해설위원이 아닌 아들 봉재민(9) 군을 응원하기 위한 학부모 자리로 방문했다. 봉중근 위원 말이 궂은 날씨에도 힘찬 응원과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모든 '엄마·아빠 부대'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매일같이 야구를 즐기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막상 삼진을 당하거나 아쉬운 플레이를 할 때면 내심 잘했으면 하는 욕심도 생긴다. 야구로 아들이 시나브로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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