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일한 약효군, 저가 제네릭 선호하는 시장 돼야
낮은 가격 판매 제네릭사 매출 높아지고 경쟁력
건보공단, '의약품 공급·구매체계 개선 2차 토론회 개최
연도별 제약사 특성별 의약품 청구액 현황(단위: 억원) /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앞으로 제네릭의약품(복제약) 사용에 따른 약품비 지출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낮은 가격의 제네릭 사용률을 현저히 높이고 저가 제네릭의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제네릭 정책 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7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지하 2층)에서 '제네릭 의약품 공급구조 분석 및 지출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방안' 2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건보공단 연구용역으로 수행된 '의약품 공급 및 구매체계 개선 연구(연구책임자: 성균관대 이상원 교수)'의 일환으로 제네릭 의약품 생산과 시장 분석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장선미 가천대 약학대학 교수는 이날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제네릭 의약품 사용양상 분석'이란 발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동일성분 동일약가제도 시행인 2012년 이전부터 제네릭이 있는 오리지널의 비중이 25~30%정도로 적지 않았는데 이는 의사의 지속적인 처방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제도 실시 후 제도적 요인에 따라 증가할 요인이 있었음에도 오리지널 사용은 증가하지 않은 것은 제네릭 기업수와 품목수가 크게 증가해 일부 점유율을 선점해 갔기 때문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또 “제네릭 품목수는 증가했으나 제네릭 사이의 가격 경쟁은 줄어들지 않았는데 계단식, 동일성분 동일약가 제도 모두에서 가격 경쟁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약가제도를 설계할 경우 이 점에 있어 함축적 의미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1년 이후 건강보험제도가 처음엔 오리지널과 제네릭, 추후 제네릭과 제네릭 사이의 약가 차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 시행됐다”며 “2020년 7월 제네릭 제도개선안에는 제네릭 사이에 오리지널과 제네릭 가격은 큰 변동이 없고 제네릭 사이에 격차를 갖고 오게 만든 것이어서 이 시점에서 저가 제네릭을 어떻게 확보해가야 하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제네릭 의약품 정책 개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연구위원은 ‘제네릭 공급 및 지출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이란 발제를 통해 “그간 제네릭 지출관리는 약가 관리 중심의 약품비 정책이 이뤄져 왔고 약품비가 약가와 사용량으로 결정된다고 할 때 사용량에 대해 손도 못 대고 약가 관리에 치중해 왔다”며 “제네릭 등재 시 53.55%로 조정된 이후 시간이 지나도 시장에서는 약가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 제도적으로 사후약가 조정 기전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또 “제네릭이 등재되지 않은 특허만료약은 약가 조정 기전도 없이 특허 만료됐지만 제네릭이 등재되지 않았다고 해서 여전히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이유는 없다”며 “그간 정책이 제네릭 사용이나 제네릭 지출 효율화를 위한 목표를 설정한 적이 없다면서 기존 약품비 정책 중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서 약품비 비율을 29%에서 24%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운 적 이후론 목표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제네릭 사용 정책이 없어 보험 약제 정책으로 통제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약품비를 관리하고자 할 경우 약제 정책을 뛰어 넘을 경우 수를 고려치 않을 수 없다”며 “제품수가 많은 결과는 제네릭 진입 규제를 완화, 동일제제, 동일 약가 원칙 등을 시행한 결과이며 이 때문에 수요자는 선택을 제대로 할수 없는 악순환이 지속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선 “제네릭 시장의 정상화와 지출 효율화를 위해 제네릭이 진입하면 시장에서 적극 채택하고 이 과정에서 약가 경쟁이 발생하는 시장이며 의약품 수요자는 같은 성분약은 약효군에서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저가의 제네릭을 선호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며 “낮은 약가의 제네릭 사용률이 현저히 높아지면서 제네릭 사용이 약품비 지출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또 “공급 구조와 산업 측면에서는 제네릭이 시장에 진입한 후 점차 가격이 낮아지고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네릭사의 매출이 높아지고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결국 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서 점차 전문화·집중화로 전환되면서 품질 확보된 제네릭이 생산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제네릭 제도 개선 추진은 제네릭의 신뢰할 수 있는 기전이 갖춰져야 하며 즉 제네릭 품질 기준과 규제 수준을 높여 제네릭 시장 진입장벽을 현재보다 높이고 시장에서 낮은 약가 제품을 선호하도록 하는 수요기전을 마련해 약가 경쟁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은아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제네릭 의약품 공급 구조 분석 및 지출 개선방안'을 주제로 제네릭 생산·공급 구조를 분석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의약품에 대한 청구액은 13조5000억원이었다. 이 중 제네릭 의약품의 청구액은 53%, 오리지널 의약품 38%, 신약 9%를 차지했다.

제네릭 의약품 청구액은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많았다. 또 코스피 상장사가 코스닥, 외감보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벤처, 비혁신형기업 , R&D 경험이 있는 제약사는 벤처, 혁신형기업, R&D경험이 없는 제약사보다 청구액이 더 많았다. 또한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보다 제네릭 의약품 청구액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7년 기준 상위 10 위까지의 청구액은 해당 연도 제네릭 의약품 청구액의 21.9% 를 차지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이번 토론회가) 국민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네릭 의약품의 생산과 공급·유통 등 제도를 개선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특성별 약품비 구성비 변화 (약가 보정) /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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