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 오산면 한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주택 5채가 매몰됐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계속된 폭우가 전라남도 지역에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 지역 곳곳에서 폭우로 인한 주택 및 도로 침수, 파손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곡성 지역에선 산사태로 사상자 마저 발생했다.

8일 전남 곡성군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틀간 이어진 폭우로 인해 곡성 지역 내 산사태로 4명이 숨지고, 시설물이 침수됐다. 또한 하천 범람으로 인해 농경지와 주택 등 일부 지역이 물에 잠겼다. 

전날 오후 8시 29분쯤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려 주택 5채가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채는 토사에 완전히 뒤덮였고, 주민 3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전 8시 15분쯤 산사태 현장 흙더미에서 이모(73·여)씨를 구조해 병원에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현재 매몰된 1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곡성 오곡면에서 산사태로 다친 4명과 담양 대덕면 주택 파손으로 다친 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담양 봉산에는 87㎜의 폭우가 내렸으며, 오전 6시부터 7시 사이에는 광주 북구에 82㎜의 비가 쏟아졌다. 곳곳에 집중 호우로 인해 광주 지역에서만 28세대, 7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들은 주택 침수 등으로 인해 문화센터와 숙박시설로 이동했다. 

광주에서는 주택 138곳 침수, 도로 149곳 침수 또는 파손, 석축 옹벽 파손 8곳, 농경지 24곳 침수 등 총 438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북구 일대에서는 신안교 범람으로 신안동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북구 석곡동에서는 소규모 산사태와 석곡천 범람할 우려로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서구 양동 태평교 주변은 광주천 범람 우려로 주변 양동복개상가 1000여곳 상인들이 대피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화순·영암·담양·구례에서도 이재민 18명이 나왔다. 마을 토사 유입, 제방 유실, 댐·하천 주변 범람 우려로 전남 지역 일시 대피자만 414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장성 황룡강 단광천, 전남 담양 광주호·증암천, 구례 서시천, 곡성 금곡교, 장성 야은리 소하천 등 지역 강과 하천이 넘칠 위기에 처했다.

전남 지역 주택 71채가 침수, 혹은 파손됐으며, 담양 창평천 제방 50m와 화순 동천 제방 30m가 유실됐다. 나주에서는 볏논 416㏊, 하우스 20㏊, 밭작물 5㏊가 물에 잠긴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화순에서도 하우스 9㏊가 잠겼다.

이틀간 내린 폭우로 동산∼전주 구간 선로 침수와 곡성∼압록역 구간 교량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간 KTX와 일반 열차 운행도 모두 중단됐다. 전라선 모든 열차(KTX, 새마을, 무궁화호)는 용산역에서 익산역까지만 운행한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오전 광주선 월곡천교 침수에 따라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7시쯤 광주 월곡천교가 범람하면서 광주역을 오가는 모든 열차 운행의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 용산~광주역행 새마을호(왕복 8회)는 광주송정역까지만 운행하며, 용산발 무궁화호(12회)도 익산역까지만 운행된다.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셔틀열차(30회)도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 간 등 3개 구간에서 5개 열차 운행이 멈췄다.

이 외에도 광주·전남 일대 하천가, 다리 하부도로, 일부 지하차도 통행과 모든 국립공원의 입산도 통제되고 있다. 섬진강 상류 강물이 범람해 농경지와 일부 주택이 물이 잠겼다. 물에 잠긴 농경지는 메론, 옥수수 등 작물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들과 벼를 재배하는 논들이 있다.

고달면 앞 농지를 둘러싸고 외곽 섬진강쪽으로는 제방이 구축되어 있는 상태다. 이날 홍수로 고달면 뇌죽리, 목동리, 고달리앞까지 물이 들어왔다. 고달리 일부 농지와 가까운 주택에는 마당에까지 물에 차 있고 일부 주택은 담벼락이 무너졌다. 고달리 등 일부마을에는 간밤에 정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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