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홈 구장 DGB대구은행파크의 관중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쿵쿵 짝! 쿵쿵 짝!

8일 대구FC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5라운드 경기가 열린 DGB대구은행파크. 경기장엔 관중의 발 구르는 소리와 박수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비말 분출 및 접촉을 유발하는 응원가 부르기, 하이파이브 금지에 따라 평소보다 강한 발 구르기와 박수 응원전이 펼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해온 K리그가 유관중으로 전환함에 따라 대구 구단 역시 이날부터 유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지난 5월 16일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1-1 무)을 무관중으로 치른 이후 87일 만이다. 따라서 발 구름 소리와 박수 소리 역시 올 시즌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처음 들린 반가운 소리였다.

경기 시간인 오후 8시가 다가오자 팬들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내버스와 경기장 인근엔 대구 구단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오후 7시쯤 DGB대구은행파크 매표소 부근에서 만난 대구 팬 윤태경(52) 씨는 “우선 기쁘다. TV로만 보다가 다시 경기장에 올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모두들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 자녀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그는 “저는 정태욱(23) 선수, 아내는 세징야(31) 선수를 응원한다. 대구가 이겨서 리그 3위를 수성할 수 있도록 응원할 생각이다”라고 웃었다.

경기장 건물에 입점한 식당들엔 팬들이 가득 찼다. 제한적 관중 입장으로 경기장 수용 인원의 10%인 1236명의 팬들만 입장했지만, 관중이 불러온 매출 증대 효과는 확실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구 구단의 코로나19 방역 활동도 빈틈이 없었다. 모든 관람객들은 프로축구연맹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입장 시 QR코드를 체크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또 발열 체크 및 손 소독, 물품 검사를 거쳤다. 기자 역시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손 소독을 거치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나서야 기자석 입장이 가능했다.

대구FC의 홈 구장 DGB대구은행파크 관중 모습. 1236명의 관중이 띄엄 띄엄 앉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만 대구는 1200여명의 관중 앞에서 리그 통산 200승을 달성하는데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는 전반 30분과 전반 43분 상대 김보경(31)에게 2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올 시즌 8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전력의 핵’ 세징야가 사타구니 부위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탓이 컸다.

2003시즌부터 K리그 656경기를 치른 대구는 이번 패배로 통산 199승 457패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7승 4무 4패 승점 25다. 대구는 16일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5무 9패ㆍ승점 5)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시민구단 중 성남FC(성남 일화 시절 포함 450승)에 이어 2번째로 통산 200승 고지에 도전한다.

이병근(47) 감독대행은 경기 후 "홈 경기에 팬 분들이 들어 와서 박수도 쳐 주시고 쿵쿵쿵 발 구르기 응원전도 해주셨다. 그런 팬들의 응원은 후반전에 선수들이 한발 더 뛸 수 있도록 해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관중이 향후 30%까지 늘어나면 선수들도 힘든 순간을 더 잘 이겨내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은 져서 팬 분들에게 죄송하다. 다음에는 팬 분들이 더 많이 오셔서 박수 소리도 크고 하면 선수들도 이번보다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대구전 승리로 5경기 연속 무패(3승 2무)를 달렸다. 11승 2무 2패 승점 35가 되면서 울산 현대(11승 3무 1패ㆍ승점 36)에 승점 1이 뒤진 2위에 포진했다. 아울러 대구전 통산 전적에서 25승 10무 8패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들에선 모두 무승부가 나왔다. 울산과 수원 삼성은 득점 없이 비겼고, 포항과 광주FC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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