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물 운임 수요 증가로 여객 수요 감소 상쇄…실적 견인
증권가 “여객 수요 침체 여전…화물 수요, 점진적 감소세 속 호조 유지할 것”
화물을 탑재하고 있는 대한항공 A330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한국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에도 2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글로벌 항공업계가 실적부진에 파산위기에 내몰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혜안이 빛난 결과다. 코로나19로 늘어난 화물 운송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해당 부문 실적을 개선한 것이 전체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적 항공사에 대한 화물운송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1조6909억원이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85억원, 1624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대한항공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컨센서스를 상회한다. 에프엔가이드의 2분기 대한항공 예상 매출액은 1억7970만원이었지만 실제 성적표는 이보다 1061억원 낮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치였던 181억원보다 대폭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94.6%(5960억원) 늘어난 1조2259억원”이라며 “화물사업의 경우 여객기 운항이 급감해 벨리(Belly, 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워졌지만, 철저한 정비 및 점검으로 전년 동기 대비 화물기 가동률을 22% 늘려 공급은 오히려 1.9%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객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송실적(RPK)이 전년 동기 대비 92.2% 감소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4월 이후 제주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수요가 회복세이며, 6월 이후 국제선에서도 소폭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해 어려운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방역물품과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8186억원, 영업이익 1151억원, 당기순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해 거의 ‘반토막’ 났지만 각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 1070억원과 당기순손실 577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화물부문 매출이 95% 증가하고 영업비용은 5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화물부문은 여객기 운항 감소로 늘어난 화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화물기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화물기 전세편을 적극 편성했다.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영업도 확대해 전체 노선에서 화물부문의 매출이 증가했다. 화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유럽 노선 등 장거리 노선에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항공기 정비를 자체 정비로 전환하고, 중정비 일정을 앞당겨 비용 절감과 안전 강화를 모두 신경썼다. 장기 주기된 항공기가 증가함에 따라 중정비 일정을 앞당겼고, 외주 정비 예정이던 항공기 4대를 자체 정비로 전환해 상반기 중 9대에 대해 추가 중정비를 수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와 M&A가 진행되는 어려움속에서도 모든 임직원들이 자구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덕분에 예상 밖의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두 국적 항공사의 화물 운송 실적은 하반기에도 호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기의 운항이 하반기에도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긴급방역물품 수송 수요 감소로 항공화물 운임은 2분기에 고점을 찍고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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