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공 참여인데…’ 재건축·재개발 온도차
‘같은 공공 참여인데…’ 재건축·재개발 온도차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8.09 13:43
  • 수정 2020-08-09 13:43
  • 댓글 0

재건축은 초과이익환수제·분상제 적용에 기부채납까지 수익성 저하 우려
반면 재개발은 대상 확대되면서 지지부진했던 사업 속도 개선 기대
전문가 "투기수요 개입 가능성 있어" 지적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정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주요 공급책 중 하나인 공공재건축·재개발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는 모양새다. 재건축 조합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대체로 부정적인 반면, 재개발 조합들은 공공 참여로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어 환영하는 모습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재개발 추진에 다수 조합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15곳 이상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 관심도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오는 13일부터 설명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후보지는 9월 공모로 올해 안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8·4 공급대책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공공성을 강화해 약 7만호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공공이 참여하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을 도입하고 공공재개발 가능 지역을 정비예정·해제구역으로 확대했다.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의 경우 LH와 SH 등 공공이 참여한다는 조건 아래 용적률이 300~500% 수준으로 완화되고 층수가 최대 50층까지 허용된다. 대신 기부채납 형식을 통해 증가 용적률의 50~70%가 환수된다. 기부채납받은 주택은 장기공공임대와 무주택자·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될 에정이다.

정부는 7만호 중 약 5만호가 공공재건축을 통해 공급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홍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 중 초기 사업장을 대상으로 20% 참여한다는 가정 하에 산정한 수치”라며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초기 단계에 있는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공공재건축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은 미온적 vs 재개발 조합은 환영

그러나 정부 예상대로 공급이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체가 돼야 할 재건축 조합들이 대체로 공공 참여를 꺼리고 있어서다. 특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재건축 시행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가 그대로 적용되는 가운데 공공재건축을 통해 기부채납까지 할 경우 수익성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용적률과 층수 제한이 완화되더라도 공공재건축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재개발 조합의 경우 공공 참여를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공급대책을 통해 뉴타운 등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사업 지연 등으로 해제된 구역도 공공재개발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해당 구역 조합들이 기대감을 품고 있다. 수익성과 별개로 그간 부진했던 사업 진척 속도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인센티브도 후하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기부채납도 현금으로 대체가 가능하고 사업성이 좋지 못한 곳에는 비율을 20~30%까지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반적으로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정비해제된 지역은 총 176곳이다. 이 중 82%에 해당하는 145개 구역이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현재까지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성북1구역을 비롯해 장위12구역, 노원구 상계3구역 등이 공공재개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오는 13일부터 관심도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후보지를 9월 공모를 통해 올해 안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 의무·권리 요건이나 안전진단 절차가 강화된 부분이 조합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층수 제한과 용적률이 완화되긴 했지만 기부채납과 초과이익환수 등을 고려하면 뚜렷한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이 흔쾌히 동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재개발의 경우 사업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곳들이 상당하기 때문에 공공이 참여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것”이라며 “재건축은 민간이 주체가 돼서 움직이다 보니 재개발보다는 공공 참여를 반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 수익성과 사업 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만큼 투기수요 개입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윤 연구원은 “개발과 관련된 이슈는 항상 시장 불안 요인”이라며 “용산구 정비창 부지 공급 발표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도 투기수요 진입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규제가 완화돼) 고층으로 지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투기수요가)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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