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0 포천시장배 국제평화유소년바둑대회' 개막…철저한 방역으로 코로나19 예방 총력
'크라운해태 어린이 바둑 명인' 기민찬 군, 초등최강부 우승
8일 경기도 포천시 종합운동장에서 '2020 포천시장배 국제 평화 유소년바둑대회'가 진행됐다. 개막식 행사에서 박윤국 포천시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마재완 기자] 한없이 안으로 움츠려드는 펜데믹시대, 포천에서 쏘아올린 작은 도전이 성공소식을 알려왔다.

지난 8일과 9일 포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 포천시장배 국제평화유소년바둑대회'가 풍성한 화제와 함께 종료됐다.

전국에서 모여든 선수 300여 명을 비롯 연인원 1000여 명이 대면으로 진행하는 대회인 만큼 코로나19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대회는 바둑 꿈나무들의 열띤 전국대회와 함께 온라인 한중유소년대결, 코세기 디아나 초단(한국기원 프로, 헝가리) 등이 참여하는 국제교류전을 포함한 모든 일정이 긍정적 화제를 낳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누구나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상상과 자유로운 일상을 꿈꾸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이 앞선다.

누구나 상상하고 꿈꿀 수는 있지만 실패에 대한 공포와 쏟아질 비난이 발목을 잡는다.

공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정은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회개최를 결정하고 펜데믹시대를 이겨낼 모범사례를 만든 포천시의 단안과 추진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포천시는 철저한 방역 계획과 촘촘한 행정지원망, 위험 제거를 위한 사전 시뮬레이션 등이 결합된 수행능력을 보여주었다.

8일 경기도 포천시 종합운동장에서 '2020 포천시장배 국제 평화 유소년바둑대회'가 진행됐다. 유소년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바둑에 집중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무리 중 처음으로 바다에 뒤어 든 펭귄을 우리는 ‘퍼스트 펭귄’(The first Penguin)이라 부른다.

생존을 위해 절실한 먹이를 잡으려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하지만 물밑에서 기다릴 범고래와 상어가 무섭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굶어 죽는다.

물밑에 천적이 없는 것을 확인한 첫 번째 펭귄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자 너도나도 앞다퉈 다음 펭귄들이 먹이잡이에 나서게 된다.

포천시의 성공사례는 펜데믹시대를 맞아 모든 행사를 포기하거나 눈치를 보고있던 여타 기관들에게 용기를 주고 모델로 벤치마킹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박윤국 포천시장과 정순표 한국스포츠경제 대표를 비롯해 이창호 국수, 최정 9단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 시장은 "모든 스포츠종목이 패닉인 상황임에도 바둑은 이미 크고 작은 대회를 인터넷 경기로 대체하며 대면의 거부감을 없앴다"며 "어려운 시기에 열린 대회인 만큼 대회 후 포천에서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함께하면 좋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8일 오전 11시 시작된 개막식에는 ▲손세화 포천시의회 의장 ▲김인만 포천시체육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차민수 프로바둑기사회장도 참여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손 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2020포천시장배 평화유소년바둑대회는 승패의 경쟁 속에서도 바둑인의 우애와 친선을 도모하는 소중한 자리"라며 "모처럼 포천을 찾아주신 만큼 포천에서 멋진 추억 가득 담아가셨으면 한다"고 축하의 뜻을 밝혔다.

대회는 시작을 알리는 박 시장의 타징을 기해 개막식이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이틀 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유소년 선두들이 8~9일 이틀간 선의의 경쟁을 치른다.

이날 이목을 끈 또 하나의 이벤트는 '한·중 유소년 온라인 교류전'이었다. 해당 대국은 서효석 편강한의원장의 지원으로 성사됐다.

한국과 중국, 각국이 유소년 10명씩을 선출해 온라인 대국 방식으로 진행됐다. 컴퓨터를 이용한 이번 대국은 인터넷 바둑 전문 플랫폼 '사이버 오로' 프로그램이 사용됐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를 모범 사례로 삼아 온라인 대국 기반 세계 대회 개최도 이미 준비 중에 있다"며 "최근 중국 CCTV로부터 이같은 제안이 이미 요청된 상태인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게 한국기원이 힘닿는 데까지 도울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서 차 회장은 아마추어 및 바둑 동호인 7명과 지도 다면대국을 진행했다.

차 회장은 지도다면대국을 마치고 "오랜만에 다면대국을 두니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허리도 아프고 몸도 뻣뻣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재미있었다"며 "프로 기사들이 왕성한 활동을 통해 아마추어 육성에 힘쓰면 아마추어 기사들도 프로기사를 동경하고 이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가지면서 바둑 실력 향상에 힘쓸 것"이라며 유소년 바둑 꿈나무들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차 회장은 여러 사람과 동시에 진행하면서 역전을 하기도, 당하기도 했다. 6승1패로 완승은 거두지 못했으나 대체로 재밌는 경기를 했다고 첨언했다.

특히 세계 여자랭킹 1위인 최정9단과 시범대국을 가진 서효석 한국기원이사(편강한의원장)은 1집패를 당한 후 마무리의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8일 경기도 포천시 종합운동장에서 '2020 포천시장배 국제 평화 유소년바둑대회'가 진행됐다. 초등 최강부 우승자 기민찬이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오후 진행된 초등 최강자부 결승에는 기민찬(11) 선수와 윤서원(12) 선수가 맞붙었다.

팽팽하던 경기는 기민찬 선수의 초반 실수로 윤서원 선수에게 승기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상대의 실수를 예리하게 포착한 기민찬 선수가 결정적인 ‘한 점’을 날리며 승부를 갈랐다.

기 선수는 "초반에 질 것 같았으나 중반에 서원이형(윤서원 선수)이 실수해 이길 수 있었다"며 "프로에 정식으로 입단해 세계랭킹 1위인 신진서 사범에게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승을 놓친 윤 선수는 급기야 대회가 끝나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해 이계삼 포천시 부시장이 직접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주영, 최승철 선수는 공동 3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9일 오전 진행된 김영삼 전 한국기원 사무총장의 지도 다면대국은 김 전 총장이 12명 전원에 승리하며 입신(入神)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오후에 진행된 국제 친선 교류전은 교류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진검승부로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박종오 대한바둑협회 사무처장과 ▲코세기 디아나 초단(헝가리) ▲아나스타샤 켈레페티나 아마7단(러시아) ▲리커칸린 아마5단(베트남)이 포천시 바둑애호가들과 교류전을 펼쳐 아슬아슬하게 국제팀이 1승 2패를 거뒀다.

학원부 유소년 선수들도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나뉘어 우정의 무대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유소년 선수가 주축인 만큼 대진운에 의해 실력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키 위해 스위스리그 방식을 도입했다.

마지막 날 시상식은 방과후부, 학원부로 나누어 정순표 한국스포츠경제 대표이사, 박종오 대한바둑협회 사무처장이 진행했다.

 

김호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