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요 노선 이용객 반토막 수준 급감... 엎친데 덮친격 홍수에 노선 손실
지난 2일 오전 집중호우로 충북선 삼탄역 철도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예상보다 긴 장마로 '여름 휴가 특수'를 놓친 철도 공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승객 및 매출액 급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10일 교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올 상반기 적자로 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적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외적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바뀐 지난 1월 28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140일간 한국철도 누적손실은 5692억원으로, 일평균 41억원에 달했다.

2월 23일 이후만 따지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감소하며 일평균 4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액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TX는 심각 단계 전환 이후 일평균 이용객이 8만명에 그쳐 코로나19 발생 전 19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의 경우 일평균 10만명이 이용해 발생 전 20만명 수준에서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런 와중 여름 특수는 매출 회복에 단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적으로 7~8월은 여름 휴가철로 이용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7월 한 달 동안 관광열차 이용객은 1만9000여명을 기록했다. 숙박과 현지투어가 포함된 섬 패키지 여행상품 이용객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많은 6000명 가까이 급증하며 월 판매액 역시 5배 넘게 늘어난 21억원까지 뛰었다.

한국철도도 그럴 것으로 보고 이달 1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운행을 중단했던 관광전용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KTX 동반석'을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여름휴가 특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역대급'이라고 불릴 정도의 장마가 계속되면서 '여름 특수'를 누리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라선은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지만 경전선, 태백선, 영동선, 충북선 등은 아직 노선 운행 재개 시점이 정해지지도 않았다. 노선 중단이 길어질수록 한국철도에겐 좋지 않다. 한국철도는 한해 4조원의 운임수입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RT 운영사 SR도 사정은 비슷하다. SR에 따르면 올 1~6월 여객수송량은 804만99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30만7489명)보다 28.8%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지난 3월 SRT 이용객은 72만9000여명으로 전년동기(189만7000여명)보다 62% 급감했다. 운임 수익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SR 입장에선 뼈아픈 상황이다. SR은 코레일과 사실상 거의 같은 선로를 사용하는 만큼, 노선 중단은 수익에 직격탄이다.

SR 관계자는 "전년 동월(7월 말~8월 초)과 비교하면 승객 이용수가 80% 정도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며 "다만 이게 홍수 때문인지 코로나19의 영향인지는 꼭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