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김혜성(21)ㆍ박준태ㆍ김태훈(이상 28). 영웅군단의 전반기를 장식한 ‘언성 히어로(보이지 않은 영웅)’들이다.

손혁(47)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9일 고척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올스타 후보에서 제외된 선수 중 전반기 잘한 선수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셋의 이름을 언급했다.

손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올린 선수는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올해 만능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10일까지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261타수 70안타) 6홈런 38타점 42득점 12도루 OPS 0.747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난다. 주포지션이 2루수지만 올해 유격수, 3루수도 모자라 외야수까지 소화해낸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유격수 에디슨 러셀(26)이 합류해 팀 사정상 외야로 이동한 김혜성은 전문 외야수가 아님에도 무난한 수비를 펼치고 있다. 올해 2루수(255.2이닝), 유격수(181.1이닝), 좌익수(110이닝), 3루수(49이닝), 우익수(1이닝)까지 무려 다섯 포지션을 맡아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손 감독은 “김혜성의 공헌도가 정말 높다. 팀으로서는 이렇게 내야와 외야에서 두루 수비를 잘 하는 선수의 존재는 정말 크다. 타순도 1번과 7번을 오가면서 잘 해줬다”고 답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자리를 가도 좋은 수비와 공격을 해준다. 심지어 유격수에서 수비와 좌익수에서 수비 모두 뛰어나다. 김혜성 선수가 더 성장하고 잘해서 이듬해에는 완전히 올스타가 됐으면 좋겠다. 올 시즌 끝나고 제대로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박준태. /OSEN

올해 1월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박준태는 77경기 타율 0.246(183타수 45안타) 12타점 38득점을 기록하며 주전 중견수로 발돋움했다. 그의 장점은 ‘눈 야구’다. 뛰어난 선구안을 갖춰 출루율 0.397를 기록 중이다. 20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공동 1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키움에서는 이정후(0.42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 야구를 포기할까 고민한 박준태는 키움의 ‘복덩이’로 거듭나며 반전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손 감독은 "기록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잘해주는 선수들이 있다. 김혜성과 박준태가 그런 선수들이다”라고 칭찬했다.

김태훈. /OSEN

마운드의 숨은 영웅은 ‘마당쇠’ 김태훈이다. 그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5승 8홀드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필승조부터 추격조까지 전천후 구원 투수로 활약하며 키움 마운드의 든든한 허리 노릇을 했다. 43.2이닝으로 키움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김태훈이 없었다면 키움도 다른 상위권 팀들처럼 불펜 불안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크다. 손 감독은 “투수 중에서는 역시 김태훈을 꼽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기 몫 이상을 해 줬다. 에릭 요키시나 조상우도 물론 잘했지만, (김)태훈이는 기록이 남지 않는 자리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팀에는 정말 소중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척=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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