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 임성기 회장 부인 송영숙씨 회장에 올라... 당초 임종윤 사장 거론
한미약품 "故 임 회장 지근거리에서 회사 성장에 기여" 설명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신임 회장.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고(故) 임성기 회장의 빈자리를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아닌 부인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채웠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지분 상속 절차 마무리 등 회사 경영권이 안정되기 전까지 송 회장이 한시적으로 총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미약품그룹은 10일 송 이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했다. 송 회장은 2002년부터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왔으며, 2017년부터는 한미약품에서 고문(CSR 담당)도 겸하고 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선 임 회장의 장남 임종윤 사장이 회장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력 계열사인 북경한미약품(사장)과 한미약품(신사업개발부문 사장)을 거치며 사실상 후계 과정을 밟아왔다.

특히 임 사장은 현재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모두 등기이사(사장) 및 이사회에 이름을 올라 있다.

회사 측은 송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된 이유에 대해 임 회장 지근거리에서 회사 성장에 조용히 공헌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신약개발'과 '제약강국 도약'이라는 고인의 경영철학이자 숙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 송 회장이라는 게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송 회장은 북경한미약품 설립 당시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34.27%)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송 회장이 한시적으로 총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본다.

장남 임종윤 사장(3.65%)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3.55%),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부사장(3.14%)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이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해 총수 자리를 빠르게 채워 후계 구도 잡음을 사전 차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상속 향방은 아직 안개 속이다. 그룹 관계자는 "상속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아직 알 수 없고, 확인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송 신임 회장은 이날 "임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계속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강국을 이루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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