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이정인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2)이 에이스 본색을 되찾았다.

양현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만 허용하며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 5일 광주 LG전서 5.2이닝 7피안타 3볼넷 4실점(4자책)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니 이날은 LG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양현종은 시즌 7승을 올렸다.

92개의 공을 던졌고, 포심 구속은 최고 시속 150㎞까지 나왔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던진 양현종은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선발 양현종이 매우 훌륭한 투구를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뒤 만난 양현종은 “속구 위주의 피칭을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빠른 공을 던져서 만족스럽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는 경기 초반보다 맞아 나가는 타구가 많아서 변화구 위주로 볼배합을 바꿨다. 변화구 제구가 잘 돼서 타자들이 하나만 노리고 들어오는 느낌이 없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양현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잠실경기에 등판했다. 3루의 KIA 팬들은 양현종이 6회 마운드를 내려갈 때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일부 팬들은 자리를 지키며 양현종의 인터뷰를 지켜보기도 했다. 양현종은 인터뷰 후 기다려준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잠실은 홈 구장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팬들이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셔서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잠실 등판은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렌다”고 했다.

양현종은 이날 역대 5번째 1600탈삼진과 역대 9번째 1900이닝을 동시에 달성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양현종은 “경기가 끝난 뒤 기록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설적인 선배들과 함께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 아프지 않고 건강했기 때문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건강하게 낳아주신 부모님께 항상 감사하다”고 웃었다.

이날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양현종은 부활을 다짐했다. “한화전(7월 22일)에서 제 공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KT전(7월 30일)에선 제 욕심이 컸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다 보니 밸런스가 깨지고 생각이 많아졌다. 오늘은 신인의 마음으로 포수의 사인대로 던졌다. 앞으로 힘있는 빠른 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동안 제가 나갈 때마다 팀이져서 미안했는데 이제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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