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정태 회장 "사업모델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나금융그룹이 동종·이종을 불문한 협업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동종·이종을 불문한 협업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가올 새로운 10년을 위해 그룹의 사업모델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신년사와 일맥상통하는 행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동시에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 동종 라이벌부터 글로벌 이종까지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중국 내 외자은행 최초로 중국 최대이자 세계 2위 온라인 여행플랫폼 '씨트립'과 지난 11일 손을 잡았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씨트립의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소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향후 씨트립의 손님 빅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해 리스크 관리 및 디지털 손님 기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종 협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포항공과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과 '테크핀 산학렵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판 디지털 뉴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포괄적 산학협력에 나섰다. 한국도로공사와 블록체인 기술 기반 서비스 도입으로 양사 간 데이터 연계 시스템 구축 기반도 만들었다. 

아울러 자동차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사단법인 대한LPG협회, 자동차 종합서비스기업 GS엠비즈㈜, 자동차 전문 오토 플랫폼 몰던카와 손을 잡았다. 해외 부동산 투자자문을 위해서 글로벌 부동산서비스업체 리맥스코리아, 도우지엔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밖에도 동종 라이벌인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현대카드, SBI저축은행 등과 제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신규 고객 유치 등 다양한 방면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하나금융그룹 제공

◆ "디지털금융혁신 선도해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해야"

하나금융의 업종을 불문한 공격적인 협업은 김정태 회장의 경영 전략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가올 새로운 10년은 과거의 10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는 리셋(Reset)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디지털금융 혁신을 통한 신사업 발굴, 디지털과 협업을 통한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을 강조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핀테크 등 디지털로 대변되는 4차산업 시대에 발맞춰 업계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이자수익 위주의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디지털 금융을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과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발굴하겠다는 심산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시대 변화에 따라 업계 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동종, 이종간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이 화두인 가운데 하나금융 역시 금융이 제공되는 곳이라면 제휴를 통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금융권의 업계 간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임영호 중국하나은행장은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손님 접점 확대는 애프터코로나시대에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업무 제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디지털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금융은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이라며 "금융권에서 한계가 있는 부분은 타 산업과 제휴를 통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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