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엄정화가 영화 ‘오케이 마담’(12일 개봉)을 통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극 중 전통시장의 꽈배기 맛집 사장이자, 연하 남편 석환(박성웅)의 아내 미영 역을 통해 생활 연기부터 강렬한 액션까지 직접 소화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액션 장르에 도전한 엄정화는 “평소에도 도전하고 싶은 장르였다”면서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해서 두렵기도 하고 설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쓰 와이프’(2015) 이후 5년 만 복귀작이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그동안 출연하고 싶은 영화의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았다. 좋은 시나리오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 작품에는 액션도 있고 소재 자체가 흥미로웠다. 비행기 납치라는 상황 설정도 재미있었다. 또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액션 장르에 도전할 수 있게 돼 더 기뻤다. 액션에 대해 부담감이 있다기보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액션 연기인데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빨리 액션 연습을 하고 싶은 마음에 나만 캐스팅 된 상태에서 액션스쿨에 갔다. (웃음) 배우라면 액션스쿨을 한 번 가봐야되지 않???는 로망이 있었다. 액션스쿨에 가니 정두홍 무술감독이 영화처럼 대련을 하고 있었다. ‘와, 드디어 내가 여기 왔구나’라고 실감했다.”

-기내 액션이라 제한된 공간에서 촬영해야 했는데 불편하지 않았나.

“불편하기도 했고 편한 점도 있었다. 기내 세트가 좁다 보니 액션이 더 겁나기도 했다. 기물들도 너무 딱딱하고 승객들도 앉아 있으니 잘못 가격하면 손이 부러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했다. 편한 건 공간이 좁다 보니 몸 동선도 좁아졌다. 다행히 돌려차기 할 공간이 없었다. (웃음)”

-액션을 위해 참고한 게 있다면.

“참고한 건 없었다. ‘오케이 마담’에 내용이 알차게 들어 있어서 그대로 구현하려고 했다. ‘이퀼라이저’ ‘예스 마담’ ‘루시’ 등의 작품을 찾아보긴 했다. ‘내가 액션 장르를 연구하기 위해 이런 영화를 보는 날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박성웅와 잉꼬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애교 있는 모습을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나.

“애교 연기는 사실 연습할 필요가 없었다. 미영 자체가 사랑스러운 캐릭터라 연습하면서도 많이 웃었다. 사실 현실에서도 사랑하는 사람한테 애교 잘 부리지 않나? 코미디 연기를 할 때는 뭘 덧붙인다기보다 조율하고 덜어내는 작업을 했다. 박성웅과 호흡이 잘 맞아서 즐거웠다. 떼 쓰는 장면을 찍을 때도 그렇게 아이처럼 떼를 쓸 줄 몰랐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예쁘게 생기면 다야?’라는 애드리브를 하니 박성웅이 깜짝 놀라며 민망해했다.”

-꽈배기집 사장이라는 캐릭터를 위해 실제로 꽈배기 만드는 연습을 했다던데.

“용문시장에 꽈배기 달인이 있다. 3~4회 정도 배웠고 스태프들도 함께했다. 이게 은근히 어려웠다. 생각처럼 잘 안 됐고 언제 뒤집어야 하는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

-데뷔 28년 차가 됐는데 가수와 배우 활동을 쉼 없이 하고 있다.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늘 시도했던 것 같다. 내 모습에 갇혔다면 10집 앨범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나이 때문에 고민했다면 34살 이후로 앨범도 없었어야 한다. 스스로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 나이 때문에 못 하는 건 없다고 본다. ‘하고 싶은데 못하면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앨범은 내 의지만 있다면 끝없이 만들 수 있다. 반면 영화는 주어지지 않으면 못하니까 언제든 할 수 있게 내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운동하고 마음도 많이 열고 많은 걸 보려고 한다.”

-많은 후배들이 귀감을 느끼는 선배이기도 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텐데.

“책임감 때문에 지금까지 한 건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항상 ‘내가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서른을 넘은 여배우나 마흔을 넘은 여배우는 멜로를 못한다는 편견이 힘들었다. 가수나 배우의 길에 항상 나이가 걸렸다.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내가 하고 싶은 걸 늘려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볼 때는 롤모델로 삼을 만큼 힘이 될 거라고 본다. 후배들도 나이 때문에 힘들거나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효리, 제시, 화사로 구성된 새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 첫 녹화를 마쳤다.

“분위기가 참 좋았다. 캐주얼하게 만난 자리였다. (이)효리를 보면서 참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세대는 다르지만 같은 시대를 활동했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게 많다. 솔로가수로서의 고민들도 나누곤 했다. 화사나 제시같은 경우는 더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현재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친구들이고 활동 정점에 있으니까. 마음을 써주고 싶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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