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영정상화 위해 새 투자자 필요…대주주 변경시 국내외 채권단 상환 압박 우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경영난에 허덕이는 쌍용자동차가 새 투자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가 구로 서비스센터 부지를 매각하고, 국내 금융권에서도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등 회사 안팎으로 경영 정상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경영정상화가 더 늦어지면 국외 채권단의 상환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채권은행들이 지난달로 예정되어 있던 대출 만기를 연장했다.

우리은행 대출은 연말까지 만기가 연장됐다.

우리은행의 쌍용차 대출 잔액은 150억원(1분기 말 기준)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쌍용차가 지난 7월에 갚아야 했던 대출 900억원의 만기를 연말로 연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급적 기업 대출 회수를 자제해달라는 금융감독당국의 당부에 호응한 조치였다.

다만 KB국민은행이 쌍용차에 제공한 대출 87억5만원은 쌍용차가 담보로 제공한 쌍용차 구로정비사업소를 지난 5월 말 매각하면서 자연히 상환됐다.

쌍용차는 공시를 통해 “재무건전성 및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각”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축소(6월 말·70%→30%)와 비수기 진입으로 7월 이후 판매량 감소가 예상돼 8월 중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차 부재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쌍용차의 판매 부진이 이어져 마땅한 타개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쌍용차의 7월 판매는 7498대로 작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계를 보면 내수는 4만7557대, 수출은 9351대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26.4%와 43.0% 감소했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1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의견을 ‘거절’로 표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반기까지 의견 거절이 이어져 쌍용차의 관리종목 지정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해 성장동력을 제공할 새 투자자를 찾는 것이 쌍용차 입장에서 급선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나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다면 마힌드라의 지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지분율이 50% 아래로 내려가면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상환 문제가 불거진다.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경영권을 내려놓으면 외국계 은행들이 쌍용차에 즉시 대출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행이 대출을 회수한 상황에서 외국계 금융기관들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만만치 않다는 게 쌍용차의 더 큰 고민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만기 도래)은 3899억원이었다. 이 중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금융권의 차입금이 상당하다.

외국계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서면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정해지면 채권단과 함께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문제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리자동차와 BYD 등 중국 업체들과 중국 체리차가 지분을 가진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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