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는 14일 '택배 없는 날'...사흘간 전국 배송업무 사실상 '중단'
자체 인력을 고용하는 쿠팡·마켓컬리 등은 배송 가능
이베이코리아가 전개하는 '스마일 배송'도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한다. / 이베이코리아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국내 택배 산업이 시작된 1992년 이후 28년 만에 최초로 ‘택배 없는 날’이 시행된다. 온라인 시장 확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물량이 급증하자 택배 기사들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에 유통업계는 배송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연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택배사 CJ대한통운과 롯데, 한진 등은 오는 14일 금요일 하루동안을 ‘리프레시 데이’로 정해 택배 배송업무를 단행하지 않기로 했다. 민간 택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하루 쉴 수 있도록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한국통합물류협회가 합의하여 정한 날이다.

리프레시 데이에는 대형 택배회사뿐만 아니라 우체국 우정사업본부도 캠페인에 동참해 사실상 전체 택배 배송이 시행되지 않는 셈이다. 전국 택배 배송은 14일부터 사흘간 멈춘 뒤 오는 17일부터 재개된다.

택배가 일시적으로 멈추면서 배송 업무를 주력으로 하는 이커머스 업계는 입점한 판매자들에 ‘속도’ 패널티를 유예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오는 14일부터 17일을 휴일로 간주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빠른 배송을 위해 발송 기간 등을 기준으로 평점을 산정하며 판매를 활성화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기간이 휴일로 간주됨에 따라 판매자는 24시간 내 문의에 응대하지 않거나 발송일 미준수해도 패널티를 받지 않는다. 또한 물건 배송이 늦어질 시 고객들에 제공했던 배송지연 보상제 산정일에서도 해당 기간을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월 14일 택배 없는 날 지정 촉구 기자회견' / 연합뉴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지마켓도 물건 배송이 중단된다. 지마켓은 택배 없는 날을 맞아 홈페이지 내 스마일 배송 상품의 도착기한을 오는 18일로 잡고 안내 중이다. 스마일배송은 이베이코리아가 풀필먼트를 통해 전개하는 시스템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오늘 저녁 8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상품을 받아볼 수 도록 만든 익일 배송이다. 지마켓도 이 기간을 휴일로 산정해 배송에 대한 패널티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 기간 모든 온라인 쇼핑 배송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쿠팡은 택배 없는 날에도 자체 인력 ‘쿠팡친구(쿠친)’를 기반으로 새벽배송과 로켓배송을 이어간다. 쿠팡은 배송인력을 위탁운영제가 아닌 직고용을 기반으로 배송을 운영한다. 여타 택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개인사업자 형태의 건별로 급여를 지급받는 형태라면 이들의 배송 인력은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으며, 15일의 연차 휴무를 보장받는 직장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마켓컬리도 비슷하다. 택배 없는 날을 맞아 장보기 애플리케이션 마켓컬리 내에서는 일반식품 택배배송은 중단되지만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샛별배송(새벽)은 가능하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인력을 개인사업자와 직고용 인원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는데, 고용된 인원은 주 5일제로 근무해 이날도 샛별배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형태다.

쿠팡이 전개하는 '택배 없는 날' 응원 광고 영상 / 쿠팡 제공

택배서비스를 진행하는 편의점 업계도 물건 픽업과 배송을 일시 중단한다. 다만 급하게 택배를 보내야하는 소비자를 위해 BGF리테일이 전개하는 편의점 CU는 점포 간 택배 서비스를 운영해 불편을 최소화 한다. 이들은 BGF로지스를 통해 점포 내 택배를 각 지역 물류센터로 옮긴 뒤 목적지 점포로 배송해 택배를 전달한다. 배송 소요 기간은 동일 권역 내 최단 2일에서 평균 3~4일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3일 동안 주문이 쌓이면서 배송 물량이 폭증할 것을 대비, 소비자들에 사전에 배송지연이 발생할 수 있음을 고지한 상태”라며 “업계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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