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HCP1904, 심혈관계 치료제… 개량·복합신약 임상3상 승인
NASH 신약 개발 드라이브, 美 MSD에 1조 재수출
한미약품 서울 송파 본사. /한미약품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이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숙원인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기업 도약'을 이루기 위해 연구개발(R&D) 고삐를 바짝 죈다. 최근 미국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2b상을 위한 환자모집을 시작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심혈관계 치료제 'HCP1904' 임상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심혈관계 치료제 'HCP1904' 임상3상 IND를 지난 11일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목표 인원은 116명이다.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질병으로는 고혈압, 허혈성 심장 질환,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죽상경화증(동맥경화증), 뇌혈관 질환, 뇌졸중, 부정맥 등이 있다.

한미약품의 'HCP1904'는 개량·복합신약이다. 이 회사는 통상적으로 개량·복합제를 개발할 때 프로젝트명에 'HCP'를 넣는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HCP1704'·'HCP1801'와 순환기 치료제 'HCP1701'·'HCP1803' 등이 있다.

개량·복합신약이란 제형변경과 염변경 등의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 기존 신약(오리저널)의 단점과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의약품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03년과 2009년 각각 국내 최초 고혈압 치료 개량신약 '아모디핀'과 복합신약 '아모잘탄'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미국에서 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5211'(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의 임상2b상를 위한 환자모집을 지난달 29일 시작했다. 목표 인원은 112명이다.

NASH는 전 세계에서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다. 만약 한미약품이 신약개발에서 성공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은 물론, 고 임 회장이 생전 강조했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게 되는 셈이다.

한미약품은 'HM15211' 외에도 '랩스 GLP 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성분명 에피노페그듀타이드, HM12525A)', '랩스 글루카곤 콤보(HM14320)' 등 2가지 NASH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HM12525A'는 지난 4일 미국 MSD에 계약금(1000만달러, 약 119억원)과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8억7000만달러(약 1조원)에 기술수출했다. 앞서 이 약물은 얀센에 비만·당뇨 치료 신약으로 수출했다가 지난해 7월 반환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얀센은 당시 "2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이번 재수출로 반환된 물질이라도 시장성과 기술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됐다.

아울러 'HM14320'는 NASH, 당뇨, 비만 등 다양한 적응증 발굴을 위한 전임상(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CP1904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기밀 사항으로 분류, 임상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임 회장의 타계로 공석이 된 한미약품그룹 회장에는 고인의 부인인 송영숙 가현문화재단이사장이 지난 10일 추대됐다. 두 사람은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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