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성남FC의 나상호(24)는 12일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그는 생일인 이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앞서 9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2골(후반 12분ㆍ42분)을 책임지며 성남의 2-0 승리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나상호는 성남의 ‘굴러 들어온 복덩이’가 되려 한다. 올 여름 FC도쿄(일본)에서 성남으로 6개월 단기 임대돼 9라운드부터 출전한 그는 초반 6경기에서 침묵했지만, 인천전에서 마침내 득점을 뽑았다. 대한축구협회(FA)컵 두 경기까지 포함하면 국내 무대 복귀 9경기 만에 터진 골이었다.

사실 2년 전까지만 해도 그의 주가는 상한가였다. 2017년 광주FC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뛰어든 나상호는 2018시즌 K리그2(2부)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을 휩쓸며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황희찬(24ㆍRB 라이프치히)과 함께 고교 시절 최고의 선수로 기억한다”며 나상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 의외로 내리막 길을 걸었다. 지난해 J리그 도쿄FC로 이적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때문에 팀 내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나상호는 성남에 단기 임대되며 국내로 복귀하게 됐고, 또 다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인천과 경기가 그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상호는 "성남에는 좋은 코치진, 친한 동료 선수들이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김남일(43) 성남 감독은 인천전 직후 "정말 힘든 경기였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승리했다. 특히 나상호가 오랜만에 골을 넣어 이길 수 있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이 공격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는데 나상호가 골로 연결해줬다. 이번 골로 부담감을 떨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라고 흐뭇해했다.

성남은 4승 5무 6패 승점 17로 리그 12개 팀 가운데 6위에 올라 있다. 6월 7일 대구FC전(1-2 패)부터 인천전까지 11경기에서 고작 2승 3무 6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나상호는 성남의 반등을 이끌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록 2부 리그였지만 2018시즌의 경기력을 회복한다면 성남의 상승세를 이끌지 못할 이유도 없다. 당시 2부였던 광주FC 유니폼을 입고 31경기에 나서 16골 1도움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문전에서의 민첩한 몸놀림,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제치는 센스 있는 움직임, 훌륭한 골 결정력 등이 그의 강점이었다.

성남은 14일 홈 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대결을 벌인다. 상대 부산 구단은 3승 6무 6패 승점 15로 리그 9위에 포진해 있다. 나상호가 다시 한 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성남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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