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맨이 된 김태진(왼쪽).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저를 좋게 평가해주신 거니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정든 NC 다이노스를 떠나 KIA 타이거즈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된 김태진(25)의 첫마디다.

NC와 KIA는 12일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KIA 투수 문경찬(28), 박정수(24)와 NC 내야수 김태진, 투수 장현식(25)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4라운드 전체 45순위로 NC에 입단한 김태진은 생애 처음으로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돼 팀을 옮겼다. 그는 우투좌타로 프로 통산 5시즌 동안 18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 7홈런, 55타점, 60득점, 15도루를 기록했다. 

퓨처스(2군) 타격왕 출신인 김태진은 지난해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5홈런 46타점 103득점 12도루를 기록하며 ‘슈퍼 백업’으로 활약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준수한 수비력을 갖췄고, 2루와 3루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다. 김선빈(31), 류지혁(26) 등 주전급 내야수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KIA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김태진을 영입해 내야를 강화했다. 조계현(56) KIA 단장은 트레이드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김태진은 멀티 자원이고, 빠른 발과 공격력을 갖춘 선수다. 근성 있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 김선빈과 류지혁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고, 김규성은 성장할 시간이 더 필요하기에 우리 팀 내야에 큰 힘이 될 것 같아서 김태진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3일 오전 본지와 연락이 닿은 김태진의 목소리는 밝았다. 새 출발에 대한 설렘과 긴장이 함께 묻어났다. 그는 “트레이드는 생애 처음이어서 처음 들었을 때는 얼떨떨했다. 많은 분에게 연락을 받으니 실감이 났다. KIA에서 저를 필요로 해서 트레이드가 됐다고 생각한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부모님도 KIA에서도 똑같이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김태진. /OSEN

함께 KIA로 이적한 장현식은 13일 KIA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으로 재활 중인 김태진은 우선 1군이 아닌 2군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달 9일 SK 와이번스와 경기 중 도루를 시도하다가 발목을 다쳤다.  2군 구장이 있는 전남 함평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그는 “발목 상태는 예전보다 많이 호전됐다. 최근 기술훈련도 시작했다. 아직 경기에 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빨리 회복해서 1군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맷 윌리엄스(55) 감독과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 김태진은 “NC에서 뛸 때 KIA는 소통이 잘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NC에서도 코칭스태프와 소통이 잘됐지만, 외국인 감독님은 느낌이 다를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김태진은 새로 합류하게 된 KIA, 연고인 광주와 아무런 연고가 없다. 학창시절을 서울에서 보낸 김태진은 프로 입단 이후 줄곧 창원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평소 친분이 있는 동료들이 있어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김태진은 “광주는 처음이지만, 친한 선후배들이 몇 명 있어서 큰 걱정은 없다. 작년에 NC에서 KIA로 옮긴 (이)우성이형과 친하다. (박)찬호도 동갑내기 친구다”라고 말했다.

김태진은 NC 시절 구단주 김택진(NC소프트 대표)과 이름이 비슷해 팬들에게 ‘구다주’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NC팬들이 좋은 별명을 지어주셔서 감사했다. KIA팬들이 새로운 별명을 붙여주시면 좋을 것 같다. 나쁜 뜻만 아니면 다 괜찮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김태진은 올 시즌엔 37경기에서 타율 0.217, 1홈런 6타점 10득점 2도루로 부진하다. KIA에서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느 자리에 가서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올해는 내야 연습을 많이 했는데 외야 수비도 자신 있다. 근성 있는 플레이가 저의 야구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KIA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뛰는 게 목표다. KIA팬들이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데 실망시키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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