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실적 성장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로 연임 유력
KB금융지주가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윤종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KB금융지주 제공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KB금융지주가 수장을 찾아 나서면서 윤종규 회장의 3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2일 회의를 개최하고 회장 인선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날 회추위는 회장 후보 추천 일정과 후보자군 평가 및 선정 방법 등 구체적인 절차를 담은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회추위는 내/외부 후보자군(롱리스트) 중에서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후 회추위는 다음 달 숏리스트 대상 인터뷰와 심층평가를 실시한 뒤 회장 최종후보 1인을 선정하고 자격 검증 절차를 거쳐 주주총회에 추천할 구상이다. 

일단 금융권에선 윤 회장의 3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윤 회장 취임 후 KB금융이 실적 성장을 거듭했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성과를 거둬서다.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한 윤 회장은 2015년 연간 순이익 1조6983억원이라는 공식 성적표를 받아든 뒤 지난해 말 연간순이익 3조3118억원을 시현하며 KB금융을 2배 가량 성장시켰다. 

또 윤 회장은 재임시절 지난 2016년 현대증권과 2015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두 회사는 KB증권과 KB손해보험의 전신이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8407억원으로 KB국민은행 1조2467억원을 제외하면 KB증권과 KB손해보험의 비중은 45.9%(2728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KB금융은 지난 4월 2조원의 가격으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넘겨받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3분기 안에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특히 KB금융이 잇따른 금융사고를 피하면서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타 금융지주가 금융사고에 연루됐지만 KB금융은 화마를 피해서다. 

또 채용 비리 등 크고 작은 사건에 지주 회장들의 이름이 오르내린 것과 달리 윤 회장은 리스크에 휘말리지 않았다. 

KB금융이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것도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외부 후보군이 선임될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추측돼서다. 3년 전 KB금융은 친정부 성향의 인사를 끌어들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다만 이번은 반기마다 자체 평가를 통해 외부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만큼 특정 인물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윤 회장의 3연임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KB금융이 그동안 거둔 성과와 외부 인사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면 윤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회장 인선 작업이 보름 정도 앞당겨지면서 회추위가 새로운 인물을 물색하고 심층적인 심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회장과 롱리스트에 오른 후보 중 내부 후보군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이동철 KB카드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 후보군에는 서치펌 등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은 경제·금융권 내의 최고경영자(CEO)급 인사와 전직 임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인 KB노동조합협의회(KB노조)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13일 성명서를 내고 후보군의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가 중요하다며 참여 의사가 없는 후보군을 확정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3년 전 윤 회장의 연임 때에도 최종 후보군 3인을 발표했으나 윤 회장을 제외한 2명이 고사한 전례가 있다며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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