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박규영이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앞서 2016년 조권의 '횡단보도'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박규영은 이후 '제3의 매력' '로맨스는 별책부록' '녹두꽃'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고문영(서예지)의 친구이자 문강태(김수현)을 짝사랑하는 남주리로 분하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인기를 얻었다. 이에 대해 박규영은 "지금은 해외를 나가기 힘드니까 잘 못 느꼈는데 SNS에 메시지나 댓글에 외국어로 남겨주는 분들이 많다. 영어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언어로 댓글이 남겨져 있어서 정말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마침표를 찍었다.

"16부작인데 이렇게까지 시간이 빨리 갈 줄 몰랐다. 정신없이 찍고 모니터하다 보니 벌써 종방을 해서 아직 실감이 안 나고 주리를 떠나보내는 게 아쉽다."

- 결말은 만족하나.

"주리가 강태를 짝사랑하면서 계속 벽 보고 문만 두드리는 느낌이었는데 비로소 기댈만한 사람을 찾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리가 계속 외로웠지만 이제는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결말은) 만족한다."

- 반전 캐릭터라서 많은 사랑 받았는데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평소 모습과 닮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중인격자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모두 그런 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생활 할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는 편하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많이 울기도 하고, 취하기도 하니까. 상당히 입체적인 캐릭터였지만 보통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 표현하기 어렵지 않았나.

"힘들다기보다 그렇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야 주리한테 숨 쉴 구멍, 기댈 구석을 찾아주는 것 같아서 그런 걸 표현하면서 실제로도 한 꺼풀 정도 마음을 놓고 숨 쉴 수 있었다."

- 실제 박규영은 주리와 비슷한 편인가.

"주리는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캐릭터다. 다른 사람한테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게 미움 받을 용기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솔직한 감정을 숨기고 절제하는데 그게 가장 편한 사람이나 가장 편한 공간에서 드러난다. 그런 모습이 실제의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사회생활 하면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 반대로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고주망태로 취하지 않는다(웃음). 주리처럼 지독한 짝사랑을 하지도 않는다. 물론 어느 정도 호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렇게 벽만 보고 하는 사랑을 하지는 않는 편이다."

- 사랑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지는 않았나.

"이전의 생각이 좀 더 확고해진 것 같다. 항상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주리가 결국 이상인(김주헌)을 찾아가니까. 아무래도 그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됐다."

- 작품에서 주리가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실제로도 성장한 부분이 있나.

"작품을 하면 항상 아쉽고 만족을 못했는데 이번 작품 역시 아쉬웠지만 반응을 보니까 의도했던 대로 봐주는 분들이 많았다. 특이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주리를 기억해주고 좋아해 주는 걸 보면서 나름의 성장을 한 것 같다."

- 그 외에도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나.

"좋은 선배님들이 곁에 있으니까 보고 배운 것들이 많다. 평소에 연기할 때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못 보고 하는 편인데 선배님들은 연기하는 와중에 상대방, 스태프 다 챙기고 분위기까지 좋게 만드니까. 앞으로는 그런 면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어쩌다 보니 프로 짝사랑러가 돼서 다음에는 짝사랑을 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웃음). 아니면 그냥 사랑을 받는 역할이라도. 아무리 연기라지만 계속 짝사랑만 하니까 소외된 것 같기도 하고.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그러면 주리의 외로움이 조금은 없어질 것 같다."

-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데 연기하면서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게 있나.

"현장에 가면 훌륭한 선배님이랑 동료들을 보면서 스스로 자극을 많이 받는다. 작품에 임하는 태도나 생각 같은 것들을 반성하게 되는데 그런 긴장감을 계속 가져가고 싶고 앞으로 새로운 걸 그려도 잘 어울리고 무언가를 그릴지 기대되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그게 앞으로의 목표다."

- 하나의 수식어로 말한다면.

"스케치북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종이가 계속 나오고 거기에 빨간색으로 그리면 사과가 있고 주황색으로 그리면 오렌지가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여러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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