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셋값 59주 연속 상승…한달 새 4억원이 뛴 곳도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재계약 시 5% 상한제와 계약 기간을 4년(2+2년)으로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주일만에 전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것은 물론이고, 5% 상한이 적용되면서 처음부터 전셋값을 올려받으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가격이 수직상승 중이다.

14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 변동률은 0.41%를 기록했다. 계속된 상승세다. 금천구(0.87%), 송파구(0.84%), 강남구(0.61%), 중구(0.61%), 광진구(0.57%)의 상승이 높고, 하락 지역 없이 다수의 지역에서 올랐다.

국가통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59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대치아이파크 전용면적 84.95㎡는 14억2000만원(12층)에 계약됐다. 전월 거래가(10억원) 대비 4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도곡렉슬 전용 84㎡는 전월보다 3억원 뛴 13억5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만 하더라도 10억원(18층)에 거래된 바 있다.

이들 기관은 전셋값 상승 원인으로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매물품귀를 지목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역세권과 학군이 양호한 지역과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서울의 전세 매물은 3만2505건으로 지난달 29일(3만8557건)보다 15.7% 감소했다. 매물 감소도 일부 지역이 아닌 서울 25개 구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매물잠김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대치동 인근 A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임대차 3법 시행 직후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지 않으면서 확실히 전세매물이 급감했다”며 “거기다 재건축 실거주 조건까지 있다보니 전세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시장에 대한 규제가 계속될수록 전세매물은 줄어들고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반전세 월세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아무래도 임대차법이 집주인들에게 부담일 수 밖에 없으니 전세로 임대를 하려고 하진 않을 듯 하다. 만약 하더라도 가격은 크게 올려서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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