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먼 훗날 '골프'라고 하면 '박민지'라는 이름이 떠올랐으면 좋겠어요.(웃음)”

박민지(22)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 해였던 지난 2017년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당시 만 17세였던 그는 수줍음을 타던 ‘소녀 골퍼’였지만, 투어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만큼은 확실했다.

3년이 지난 현재 박민지는 정상급 골퍼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16일 경기도 포천의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ㆍ6525야드)에서 끝난 KLPGA 투어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해 ‘핫식스’ 이정은(11언더파 205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7년 삼천리 투게더 오픈과 2018년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지난해 정상에 오른 MBN 여자오픈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KLPGA 투어 통산 우승 횟수를 ‘4’로 늘렸다.

투어 주요 부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거머쥔 그는 박현경(4억6335만5833원), 김효주(4억326만7207원)에 이어 상금 3위(4억306만3707원)에 포진했다. 대상 포인트 부문에선 3위(244점), 평균최저타수 부문에선 2위(69.1875타)에 올라 있다.

데뷔 후 매년 1승씩을 거두고 있는 ‘꾸준함’의 원동력은 또렷한 동기부여다. 그는 “제가 가야 할 곳은 아직 멀다. 한국골프에서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이 원동력이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 노후 자금을 다 쓰셨다. 저에게 투자해주신 만큼 이제는 제가 부모님께 갚을 차례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들이 꾸준히 상위 그룹에 들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고 밝혔다.

지난 7~9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것도 동기부여가 됐다. 박민지는 “개인적으로 신지애(32) 선배님이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프로 통산 57승을 거두셨더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선수들이 올린 244승 중 제 승수는 고작 3승이라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20승을 올리는 게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년에 1승씩 하면 10승인데 그러면 20승과는 너무 거리가 멀더라.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도 우승하기 어려운데 욕심조차 내비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박민지는 "매일 잠들 때나 공을 칠 때 우승할 것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간절하면 정말 된다는 걸 깊이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박민지는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데 모든 우승이 값지긴 하지만 그래도 후반기에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후반기에 펼쳐지는 메이저대회는 10월에 열리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8~10일)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15~18일)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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