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년 게임 수요 있지만 국내 공급 열악해…‘봄꽃’, 9월 출시 기대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여성 게임 소비자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을 공략한 ‘미소년’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미소년게임은 공급이 수요를 채워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앞으로 이 분야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게임 소비자 인구 중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졌다.
중국 게임공작위원회(GPC)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에 중국 게임 소비자 인구는 6억5400만명이다. 이중 여성이 54.6%(3억5700만명)로 남성보다 많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전체 게이머 6억5200만명 가운데 여성 비율이 46.8%(3억500만명)였는데, 코로나19 전후로 여성 게이머가 5000만명 넘게 증가하면서 남녀 비율이 역전됐다.
국내에서도 여성 게이머 증가세가 뚜렷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4월 실시한 ‘2020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서 만 10~65세 3084명에게 ‘2019년 6월 이후에 게임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남성의 73.6%, 여성의 67.3%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남성의 69.9%, 여성의 61.3%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1년 사이에 여성의 증가 폭이 더 가팔랐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게임을 즐긴다고 답한 남성(92.8%)과 여성(90.0%)의 비율에 별 차이가 없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여성(64.7%)이 남성(63.7%)보다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 및 콘솔 게임에서는 남성 이용률이 더 높았다.
장르로 보면 여성도 남성과 다르지 않게 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MMORPG), 롤플레잉게임(RPG), 1인칭 슈팅(FPS), 레이싱 등을 많이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뮬레이션·퍼즐 장르에서는 여성의 선호도가 뚜렷하게 높았다.
이러한 여성 게임 소비자 성장세에 기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과 성별만 바꾼 ‘미소년 연애 시뮬레이션’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연애 시뮬레이션은 한 명의 주인공으로 여러 이성을 만나며 관계를 형성하다가 최종적으로 연애할 대상을 고르거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마니아층이 두껍고 시리즈에 대한 충성도나 게임 아이템 및 캐릭터 상품의 구매율도 높은 편이어서 업계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본다.
다만 국내 게임사 중에는 여성 타깃 미소년 게임을 제대로 개발한 회사가 현재까지 없다.
미소년 게임 팬들은 일본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정식 한글화가 된 게임이 많지 않아서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앵귀’ 시리즈 가운데 일부 작품,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 ‘세븐 스칼렛’ 등 가물에 콩 나듯 한글화가 이뤄진 작품이 꾸준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9월 정식 발매 예정인 미소년 게임 ‘봄이 오면 꽃이 피고’(봄꽃)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봄꽃’은 동인제작팀 올가미에서 개발 중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재수 끝에 대학에 합격한 주인공이 갑자기 신라시대로 돌아가 여러 명의 미소년 화랑을 만나며 진실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2017년 11월 텀블벅 펀딩으로 개발비를 모금했는데, 펀딩 시작 12분 만에 목표액 100%를 달성하더니 끝내 목표액의 700%가 넘는 금액을 모으며 국내 미소년 게임의 잠재 수요를 입증했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