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FC서울의 홈 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경. 무관중 경기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등 국내 주요 프로스포츠들이 다시 ‘무관중 체제’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최근 며칠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14일에는 103명, 15일에는 166명, 16일에는 279명에 달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정부는 16일 0시부터 이 지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지침에는 ‘스포츠 행사를 무관중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시즌 중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직격탄을 맞았다. KBO리그의 경우 16일부터 서울, 수원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잠실구장을 비롯해 키움 히어로즈의 안방 서울 고척스카이돔, KT 위즈의 홈 구장 수원KT위즈파크에선 당분간 관중 없이 경기가 열린다.

여기에 부산시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롯데 자이언츠도 8월 잔여 홈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롯데의 이달 잔여 홈 경기는 18~19일 두산전, 25~26일 SK 와이번스전, 27~28일 키움 히어로즈전, 29~30일 한화 이글스전 등 8경기다. SK 와이번스는 연고지인 인천시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18일 한화전부터 23일 두산전까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홈 6경기를 관중 없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축구 K리그 역시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2부) 수원FC-제주 유나이티드전부터 서울, 경기 지역에서 개최되는 K리그 1부와 2부 경기를 당분간 무관중으로 진행한다. K리그1(1부) FC서울·수원 삼성·성남FC, K리그2 수원FC·서울 이랜드·부천FC·FC안양·안산 그리너스의 홈 경기가 적용 대상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경기장 수용 규모의 최대 25%까지로 늘어난 현행 유관중 체제가 유지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서울, 경기 지역의 관중 재입장 시점은 향후 방역 당국의 방침에 따라 정할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정부의 방역 노력에 최대한 협조하며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지만, 확진자 수가 17일에도 197명이 나오는 등 코로나19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최악의 경우인 리그 중단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면 프로스포츠 리그는 중단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는 최근 2주 내 일일 확진자 수가 100∼200명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일일 확진자가 전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1주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적용된다.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사례가 갑자기 증가하거나 집단 발생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도 정부는 3단계 격상을 검토한다.

부산에 사는 롯데 자이언츠 팬 강대인(56) 씨는 17일 “근래 코로나19 확산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당분간 사직 구장에서 경기를 보지 못하게 돼 안타깝지만, 국가 방역을 생각하면 시와 구단의 이번 조치는 당연하다”며 “모두가 거리 두기에 협조해서 리그가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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