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하반기 기대작 ‘승리호’가 9월 극장 문을 두드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영화계가 다시 긴장감으로 감도는 가운데 우주 노동자들을 소재로 상상력에 기반한 우주SF 활극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우주 노동자들의 이야기..‘승리호’의 상상력

영화 ‘승리호’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18일 오전 열렸다. 당초 오프라인으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져 온라인 개최로 우회했다. 이 자리에는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메가폰을 잡은 조성희 감독은 “우주 쓰레기와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직업은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소재였다”라며 “이 우주 노동자들을 세계 어디를 가도 살아남는 한국인들로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라고 기존의 우주SF물과 차별점을 설명했다.

‘늑대소년’(2012)로 조성희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송중기는 “우리나라에서 우주SF영화를 처음 한다는 게 도전으로 다가왔다”라며 “감독님의 만화적인 색깔이 많은데 그런 색깔과 우주SF가 만나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중기는 이번 영화에서 돈이 되는 것이면 뭐든 다 하는 승리호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했다.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돈이 없고 지질하다”라며 “돈이 되는 거라면 뭐든지 찾아 헤맨다. 냉철하고 냉정하고 잔머리를 잘 굴리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김태리가 승리호를 이끄는 장선장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여성으로서 선장이라는 게 매력적이고 개성 있었다”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는 캐릭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클리셰적으로 완벽하게 표현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 냄새 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완벽하지 않은 어수룩한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진선규는 극 중 분한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의 비주얼에 대해 “15시간 동안 레게머리를 땋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어울리지 않으면 머리를 빡빡 깎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완성된 머리를 보니 생각보다 어울리더라. 문신도 빈 틈 없이 채우자 해서 비주얼적으로는 빈틈없이 다 메워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유해진은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아 모션 연기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목소리 연기를 제안 받았는데 나중에 작업 끝난 뒤 녹음할 때 다른 분이 한 액션에 내가 소리를 맞추면 아무래도 제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모션까지 다 하겠다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업동이에게 생명력을 넣고 싶었다. 생소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승리호’는 할리우드 영화 속 슈퍼 히어로와 다른 평범한 주인공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조 감독은 “고증보다는 상상력에 바탕을 둔 영화다. 이 이야기 안에서 인물들은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대출 이자금과 공과금을 걱정한다”며 “초능력 수트를 입은 할리우드 영웅들이 아닌 한국의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닌다는 게 우리 영화의 개성이자 차별점이다”라고 했다.

송중기는 “스크린에서 큰 화면으로 보면 굉장히 만족할 것이라고 본다. 강력 추천한다”라며 영화의 비주얼을 자신했다.

■ 영화계 비상..‘승리호’, 추석 시즌 사로잡나

이처럼 추석 시즌 출격 준비를 마친 ‘승리호’가 수많은 관객들을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제작비 240억 원의 대작으로 극장 관객 580만 명이 봐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승리호’는 코로나19 재확산 속 영화계가 또 한 번 위기를 맞은 가운데 간판을 걸게 됐다. 조 감독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장에 와서 봐야 한다는 말이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상황이 많이 나아져서 관객들이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즐기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송중기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을 조성희 감독님이 열어준 것 같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한줄기 근심을 덜어드릴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집단 감염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우려가 커지자 19일 개봉 예정이던 ‘국제수사’는 개봉 사흘을 앞두고 개봉을 연기했다. 당초 올 봄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했다가 8월 19일로 개봉을 확정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무대인사를 취소했고, ‘나의 소녀시대’ 역시 쇼룸 오픈 및 오드 기획전 상영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그 가운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은 오는 26일 예정대로 개봉한다. 19일에는 언론시사회를 열고 20일 놀란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간담회가 개최된다.

혼란스러운 시국 속 추석 시즌을 겨냥한 ‘승리호’가 예정대로 개봉해 한국 우주SF영화의 성공작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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