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왼쪽)과 김광현이 18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으며 13년 만에 '코리안 데이'를 완성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빅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2)이 꿈에 그리던 선발 데뷔전을 마쳤다. 김광현의 선발 데뷔전이 7년 전인 2013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그것'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고 있다.

김광현이 빅리그 첫 선발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연합뉴스

◆ 우여곡절 끝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
 
김광현은 시즌을 앞두고 5선발에 도전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팀 동료의 부상 등으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60경기 초단기 레이스로 펼쳐지는 올 시즌 마무리로 출발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리어리츠와 홈경기에서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2안타 2실점(1자책)으로 힘겹게 막아내며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팀 내 속출하는 코로나19 확진자로 24일간 강제 휴식기를 가졌다. 그리고 선발 기회가 찾아왔다. 팀 동료의 부상으로 생긴 선발진 구멍을 채우기 위해 선발투수로 전환됐다. 일단 첫 등판은 호투했다는 게 중론이다. 1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동안 3안타(1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시즌 2승을 챙겼다. 연합뉴스

◆ 류현진 vs 김광현, 선발 데뷔전 성적은
 
공교롭게도 이날 김광현과 류현진은 똑같이 마운드에 올랐다. 2007년 4월 김병현-서재응의 선발 등판 이후 13년 만에 재현된 '코리안 데이'에서 김광현은 선발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류현진은 팀 1선발로 안정적인 투구 내용과 함께 시즌 2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 온 팬들로선 어느덧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가 된 류현진과 데뷔전을 가진 김광현의 모습에서 격세지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 해 2월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처음 나서 1이닝을 무실점 투구했다. 김광현도 2월 23일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1볼넷으로 무실점 피칭을 한 바 있다. 류현진의 정규리그 선발 데뷔전은 2013년 4월 3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이다. 당시 류현진은 6.1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공은 80개를 뿌렸고 패전투수가 됐다. 단순 기록만 놓고 보면 김광현의 출발이 더 좋다. 김광현은 3.2이닝 동안 모두 57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했다.
 
이제 출발을 알린 김광현이 류현진의 데뷔 시즌 성적 이상을 달성하기 바라는 팬들의 바람도 커지고 있다. 2013년 시범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정규시즌에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김광현이 류현진의 뒤를 이을지 주목된다. 
 

윤석민(왼쪽)과 오승환의 빅리그 데뷔 시즌의 희비가 엇갈렸다. 연합뉴스

◆ KBO 출신 코리안 빅리거의 출발은
 
KBO리그 출신 다른 선발 빅리거의 첫 출발은 어땠을까. 류현진,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오승환(38 ·삼성 라이온즈)도 스타트를 훌륭하게 끊었다. 오승환은 2016년 3월 6일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범경기에 나섰다. 오승환은 1.1이닝 동안 안타, 볼넷 없이 완벽하게 막았다. 그 해 오승환은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반면 좋은 출발을 보이고도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한 사례도 있다. 윤석민(은퇴)은 2014년 3월 16일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뉴욕 양키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1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며 무실점 호투를 했다. 그 경기 승리투수는 윤석민이었다. 하지만 윤석민은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정규시즌에 단 한번도 나서지 못하며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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