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시즌 30홈런을 쏘아 올리는 최형우. /사진=삼성.

[창원=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사실 너무 초조했다. 꾸준히 해왔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던 기록이었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33)은 27일 창원 NC전을 마친 뒤 활짝 웃었다. 이날 팀이 3-2로 앞선 7회 쐐기 솔로포로 시즌 30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이로써 이승엽(1997~03), 타이론 우즈(1998~01), 박병호(2012~15), 마해영(2001~03), 에릭 테임즈(2014~16)에 이어 역대 6번째 3년 연속 30홈런을 달성했다.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형우는 3년 연속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도 예약했다. 이 기록은 이승엽(1997~99)과 박병호(2013~15)에 이어 세 번째다. 최형우의 타율은 무려 0.374(1위)에 달하고, 타점도 137개(1위)를 수확했다. 타점은 남은 7경기에서 9개를 보태면 2015년 박병호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146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최형우는 “홀가분하고 속이 후련하다”며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개인적으로는 매 시즌 목표로 해왔고,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30홈런 100타점을 완성해 기쁘다. 30개째 넘기는 순간 너무 기뻤다. 29개와 30개는 숫자 자체가 느껴지는 게 다르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최형우는 올해 그 누구보다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각종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그는 타격 3관왕이 유력하다. 타율은 2위 한화 김태균(0.360)과 격차를 0.014로 벌렸고,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186개로 2위 김태균(182개)에 4개 앞섰다. 타점 역시 김태균(128개)과 9개 차다. 최형우는 “사실 타율과 안타 타이틀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4번 타자라면 홈런과 타점을 많이 올려야 하는 자리다. 최다 타점 기록 도전은 최대한 할 수 있는데 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최형우는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레이스에서도 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5)의 강력한 대항마가 됐다. 니퍼트는 다승(21승), 평균자책점(2.99), 승률(0.875)에서 선두에 올랐다. 또 팀의 정규시즌 우승과 타고투저 시대에 대한 프리미엄도 있다. 최형우는 팀 성적이 아쉽지만 개인 성적으로 볼 때 MVP 자격이 충분하다. 올해 한 시즌 최다 2루타 신기록(44개)을 계속 경신 중이고, 8월18일 수원 kt전에서는 개인 첫 사이클링히트도 기록했다. 타점 신기록까지 달성하면 최형우에게 표심이 향할 수 있다.  

최형우는 “MVP 경쟁은 니퍼트가 있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그보다 내가 꾸준히 해왔다는 것을 몇 년째 입증하는 30홈런 100타점을 채워 정말 만족스럽다. 앞으로 남아 있는 경기에서도 MVP를 의식하기보다는 매 타석 편안한 마음으로 임해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창원=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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