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정진 회장 '헬스케어'지분율 38%
일감 몰아주기 논란 끊이지 않아
배당금 사익편취 의혹까지 '분분'
셀트리온 3총사 합병이 관심을 모은다. 셀트리온 인천 송도 본사.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셀트리온그룹 3총사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이슈가 또 다시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그룹 측은 "검토 중이지만 발표가 임박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3사 합병의 핵심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익편취' 의혹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재편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 비중은 89.3%로 집계됐다. 매출 8016억원 중 7162억원은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발생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은 셀트리온헬스케어(7007억원)로부터 나왔다.

또한 셀트리온의 지난 3년간 매출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0.7%에 달했다. 2017년 87%, 2018년 78.6%, 지난해 7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내부거래로 막대한 현금을 창출했다.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 EBITDA)은 2017년 6061억원, 2018년 4658억원, 지난해 5373억원을 기록했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셀트리온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까닭은 자사 바이오시밀러 유통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연합뉴스

◆ 셀트리온그룹 일감 몰아주기 논란 여전…서정진 회장 사익편취 의혹

문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율이 38.03%에 달하는 점이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회사와 20% 이상인 비상장회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가 넘으면 적용된다.

셀트리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서도 셀트리온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41.4%로 59개 조사대상 중 가장 높았다.

사익편취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지분율 95.51%)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 20.01%를 보유,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다만 특수관계인과의 거래현황 등을 분기별·연1회 공시토록 하는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53.7%(매출 1조1576억원 중 6220억원)지만, 모두 해외 계열사로부터 발생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아니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쌓은 배당금을 사익편취라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서 회장은 2017년 495억원, 2018년 504억원, 지난해 514억원 등 지난 3년간 총 1512억원을 배당받았다.

◆ 3사 합병,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해결…시가총액 60조 공룡 탄생

3사 합병은 일감 몰아주기와 사익편취 등 논란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평가다. 하나의 회사에서 제조·생산·유통·판매를 모두 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3사가 하나가 된다면 단숨에 덩치가 커지는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스탠다드에  발을 맞추게 된다.

실제 글로벌 빅파마(초대형 제약사)들은 포트폴리오 강화와 사업 재편 등을 위해 치열한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인수합병(M&A)을 제안해 화제가 됐다. 양사가 합병한다면 무려 28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제약사가 탄생하게 된다.

미국 애브비는 지난해 '보톡스'로 잘 알려진 엘러간을 인수, 기업가치를 839억달러(약 100조68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세엘진코퍼레이션을 740억달러(약 88조8000억원)에 품으며 회사가치를 876억달러(약 105조1200억원)로 키웠다.

만약 셀트리온그룹 3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시가총액 60조원의 제약·바이오 공룡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348조원)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 3사 합병 후 어떻게 변할까

서 회장 역시 3사 합병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프랜시스호텔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주주들에게 의견을 물어 이들이 원한다면 내년에 상장회사인 3사의 지분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셀트리온그룹 측도 지난 13일 합병과 관련해 "추진 시기와 방법 등 최종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법률과 세무 등 제반 규정 검토는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그렇다면 3사 합병 후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는 어떻게 변할까. 현재 그룹은 '서 회장 → 셀트리온홀딩스 → 셀트리온 → 셀트리온제약'과 '서 회장 →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양대 축으로 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합병 이후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 → 셀트리온통합(가칭)'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합병비율인데, 시점과 향후 사업의 방향을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추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서 회장의 지분 비중을 감안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합병과 관련해 외부에 오픈할 만한 확정된 내용은 아직 없다"며 "향후 결정된 내용들은 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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