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현.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이 열린 부산 기장군 스톤게이트 컨트리클럽 현장. 이승연(22), 박소연(28)과 한 조에 묶인 안소현(25)은 자신의 티샷 차례를 기다리며 한쪽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필드 한쪽에 모인 사진 영상 담당 취재진은 안소현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왼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에도 셔터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프로골프 대회에선 흔히 2~3팀 정도의 ‘방송조’가 편성된다.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여 취재진과 시청자들이 가장 주목을 하는 조다. 안소현이 속하는 조는 흔히 말하는 ‘방송조’가 아니지만, 매 대회 많은 취재진이 뒤따르고 있다. ‘안소현 효과’다.

◆남다른 스타성으로 ‘후원 러시’

안소현의 올 시즌 투어 최고 성적은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기록한 21위다. 올 시즌 컷 탈락 5차례를 하는 등 아직은 분발해야 할 위치지만, 그의 골프웨어를 보면 여백이 많지는 않다.

우선 왼쪽 가슴 부위와 팔, 모자 중앙엔 메인 후원사인 ‘삼일제약’, 오른쪽 팔엔 ‘DS이엘씨’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 모자 오른쪽엔 ‘브리지스톤골프’, 오른쪽 어깨와 팔엔 데상트골프 마크, 옷깃엔 ‘신협’과 ‘대흥종합건설’이라는 글자가 좌우에 적혀 있다. 하의엔 ‘세종 필드’라는 글자가 박혀 있다.

안소현이 퍼트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후원사 로고 위치와 관련해선 일종의 관행이 있다. 일반적으론 선수들의 얼굴과 함께 보이는 모자 중앙이 메인 후원사의 자리로 노출이 많아 가장 비싼 자리기도 하다. 오른손잡이 선수를 기준으로 할 때 모자 정면 다음 명당은 왼쪽 가슴 부위와 소매다. 오른손잡이 선수들의 경우 스윙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는 만큼 왼쪽에 패치를 부착하는 것이 TV나 경기 중 노출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피니시 동작에서 노출이 잘 이뤄지는 오른쪽 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로고 명당이다. 안소현의 경우에도 삼일제약과 데상트골프 등 주요 후원사들이 로고 명당을 차지하고 있다.

안소현이 후원을 받는 기업은 7곳에 달한다.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진 않지만 이처럼 많은 후원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건 그 만큼 그가 남다른 스타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최근 안소현과 후원 계약을 맺은 김정우 대흥종합건설 회장은 "자사의 활력과 안소현 선수의 생기발랄함이 서로에게 전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안소현. /넥스트스포츠 제공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 ‘플러스 요인’

안소현은 남다른 미모와 함께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선수로 꼽힌다. 밝고 생기 넘치는 이미지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뿐 아니라 후원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그의 이미지가 그려진 팬 카드도 나왔다. 매니지먼트사인 넥스트스포츠는 “스포츠 선수로 팬 카드가 출시된 건 안소현이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팬 카드는 카카오콘의 아이템으로 발급이 가능하며 사진과 경기 영상 하이라이트, 대회 기록과 갤러리 등 안소현과 관련한 모든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의 후원 계약 소식은 종종 들려오고 있다. 선수 후원 담당인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대개는 성장 가능성에 가장 높은 가점을 부여한다. 후원사 입장에선 후원의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다. 적은 돈을 투자했는데 그 선수가 성장하면 큰 노출 효과를 얻게 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선 선수 후원 자체를 축소하거나 후원 하더라도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골프 관계자들은 “안소현이나 유현주(26) 같은 선수들이 대회 우승이라도 하는 날엔 화제성이 상당할 것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안소현은 ‘덕업일치(관심사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은 것)’를 이룬 선수에 가깝다. 그는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힘들어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라는 글을 적었다. 자신의 일에 즐거움을 찾으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안소현의 앞날에 기대가 모아진다.

KLPGA 안소현. /안소현 인스타그램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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