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방문예약서비스 등 내방고객 분산 능력 떨어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영업점이 코로나19 감염예방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팬더믹(대유행)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영업점 등 일부 시중은행의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효해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집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 은행의 경우, 영업점에 내방하는 고객을 분산시킬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은행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대안 ‘방문예약 서비스’ 현저히 부족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전자 대기표 서비스’ 가능 영업점은 48곳에 불과했다. 또 우리은행의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 대상 영업점은 수도권 400곳에 그쳤다. 

두 은행이 제공하는 전자 대기표 서비스와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는 영업점내 인원 현황, 가능 업무정보를 제공한다. 모두 영업점 방문 시간을 최소화하고 내방고객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하나·우리은행과 달리 여타 은행들은 방문 예약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7년 방문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KB국민은행은 영업점 990곳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873곳에서 방문 예약이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전 영업점이 대상이다. 

전체 영업점 수와 비교하면 그 편차가 더 심하다. 지난 3월 기준 은행들의 영업점 수는 국민은행 1015곳, 신한은행 875곳, 우리은행 862곳, 하나은행 701곳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거의 모든 영업점에서 해당 서비스를 실시 중이지만 하나은행은 6.84%, 우리은행은 46.40% 수준이었다. 

시중은행은 점심시간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 규모가 큰 영업점의 경우 직원을 포함하면 인원이 50명을 넘는다고 입을 모은다. 50인 이상 집합금지에 저촉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시중은행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문 예약 서비스'가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영업점이 붐빈다는 이유로 고객을 외부에서 기다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은 고객이 영업점 인원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방문예약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출 만기가 도래한 고객 등 급한 용무가 있는 고객을 돌려보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 중 상당수가 디지털 소외계층이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 고객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직원과 고객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과 발열체크를 의무화하는 등 감염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영업점은 행사, 사적 모임, 각종 시험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 인원을 50인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하나은행의 전자 대기표 서비스(왼쪽)와 우리은행의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 캡처./김형일 기자

 

시중은행, 지점 폐쇄된 곳도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자 대기표 서비스가 일부 영업점에 도입한 상황”이라며 “대상 영업점 확대 의견을 현업부서에 전달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하나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높아짐에 따라 직원 유의사항을 긴급 공지해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먼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이행을 철저히 하기 위해 모든 대면 회의는 적극 자제하며 퇴근 후 회식, 모임은 철저히 금지키로 했다. 

또 영업점에서 직원이나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방역조치 강화’를 시행하고, 고객을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후 입장시킬 계획이다. 또 고객 응대 시 직원 마스크 착용을 엄수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를 전 영업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최근 네이버와 제휴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피력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우리은행은 네이버 지도에서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업점의 대기 고객 수를 알려주고 모바일 번호표도 발급한다는 취지였다. 

한편 하나은행은 지난 2월 경북 포항지점을 폐쇄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하면서 포항지점 직원이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달 대전 노은지점과 인천 부평금융센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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