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과 스스로 주행하는 로봇 등 다양
주문부터 음식 수령까지 종합적 '비대면'…호텔과 아파트로 서비스 확대 예정
변세영 기자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고 스마트 산업화 시대가 앞당겨졌다. 산업계를 넘어 유통업계에서도 로봇의 역할이 확대되는 요즘, 로봇을 활용한 배달과 서빙이 어디까지 왔나 직접 점검해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전개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장소를 오가며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 서비스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기자는 해당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송파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찾았고, 이곳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대신 배달로봇 딜리 슬라이드와 플레이트 2종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딜리 슬라이드는 테이블 가장자리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슬라이드 로봇이다. 로봇 청소기 크기의 기계 위에는 음식 접시를 놓는 공간이 있다. 소비자가 주문한 음식이 준비되면 업주는 딜리 슬라이드에 음식을 올려 고객 테이블로 전달한다. 회전초밥 전문점 내 컨베이어나 레일이 운영되는 원리와 비슷했다.

딜리 슬라이드 / 변세영 기자

딜리 플레이트는 매장을 주행하는 로봇이다. 로봇에는 음식이나 쟁반을 올려놓을 수 있는 직사각형의 공간이 있고, 여기에 한 층당 그릇은 최대 3개, 10kg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 주문한 음식이 완성되면 직원은 로봇에 음식 접시나 음료 등을 올리고 고객 테이블로 향하게끔 주행 기능을 발동시킨다. 기자가 본 딜리 플레이트는 매장 천장에 위치한 센서를 따라 오차 없이 움직였다. 해당 로봇은 지도역할을 하는 소위 ‘마커’가 필요한 2세대였다.

딜리 플레이트 관계자는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는 지난해 11월 상용화 이후 현재 전국 68개 식당에서 85대가 운영되고 있다”라면서 “매장에 맞는 이동 반경과 음식메뉴에 따라 로봇 속도를 조정하는 등 식당 구조별 맞춤형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딜리 플레이트 / 변세영 기자

경로를 ‘패트롤’ 기능으로 저장해 자율주행 및 층간 이동이 가능한 3세대 로봇도 만나볼 수 있었다. 실내 배달 로봇 ‘딜리타워’가 그 주인공이다.

우아한형제들 본사 카페에서 만났던 딜리타워는 1.2m/s 속도로 스스로 매장 밖으로 나가 승강기를 타고 직접 해당하는 층수에서 내리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가 음료를 제조해 로봇이 배달하게 만드는 원리다. 음료를 실은 딜리타워는 매장을 유유히 움직인다. 그리고는 스스로 승강기를 타고 내려 고객에게 음식 배송이 완료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신호를 받은 고객은 문 앞에서 음료를 편리하게 받는다. 종합적으로 주문부터 완벽한 비대면이 완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해당 로봇이 자유자제로 매장을 나가 승강기를 탈 수 있는 이유는 로봇과 자동문, 그리고 승강기가 모두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실은 로봇은 자율주행 기능으로 매장을 나섰고, 관제 시스템이 연동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시스템 연동으로 로봇이 직접 승강기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목적지가 승강기에 전달돼 자동적으로 해당 층수에서 멈출 수 있다. 배민은 현대엘리베이터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엘리베이터와 로봇을 연동시키는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카페 내 딜리타워를 통한 체감 주문건수는 삼분의 일 수준이며,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65점 수준의 고점을 기록하며 편의성을 인정받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음료를 딜리 타워 로봇에 싣고 있다. / 우아한형제들 제공
딜리 타워가 매장을 움직이는 모습 / 변세영 기자

로봇을 통한 배달은 일반 오피스 건물을 넘어 호텔과 아파트까지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배민은 딜리를 활용한 로봇배달 호텔 ‘룸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객이 앱으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딜리타워가 객실 문 앞까지 배달해준다. 호텔 이용객은 직원을 만날 필요 없이 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호텔은 고객에게 상품을 24시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는 게 배민의 설명이다. 내년 2월에는 주거공간인 아파트 층을 이동하는 로봇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기존에 사람의 물리력이 필요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해주고, 사람은 한층 더 고차원적인 일을 할 수 있다”라면서 “기능 업그레이드를 통한 서비스 고도화가 실행된다면 배달업계 고용의 질이 더욱 윤택해질 것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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