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월드몰에 운영 중인 달콤의 로봇카페 '비트'를 방문, 체험 중인 기자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치킨부터 커피까지 능숙하게 조리를 해낸다. 반죽, 튀김 담당을 나눠 분업까지 한다. 여유 있는 미소까지 날린다. 숙련된 요리사가 아니다. 로봇의 이야기다.

식품과 기술이 접목된 ‘푸드 테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사회 곳곳에 자리 잡는 가운데, 음식점과 카페를 중심으로 사람을 대신한 서비스 로봇이 눈길을 끌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치킨부터 커피까지 ‘뚝딱’
 
2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과 기술이 접목된 푸드테크(FoodTech) 시대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푸드테크(FoodTech)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용어로 로봇,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첨단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기술을 의미한다.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해내는 식이다. 
 
치킨부터 국수, 커피까지 다양하게 조리한다. 기자는 서울 강남구의 ‘롸버트치킨’ 강남 1호점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매장을 들어서자 고소한 치킨냄새와 함께 로봇 두 대가 반긴다. 이름하여 ‘협동 로봇’이다.
 
롸버트치킨을 운영하는 로보아르테는 협동로봇을 자체 개발했다. 한 대는 반죽, 한 대는 튀김을 담당한다. 
 
기자가 키오스크로 후라이드 한 마리를 주문하자 로봇의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대가 잘린 생닭에 밀가루를 골고루 묻힌 뒤 전달하면 옆에 놓인 다른 로봇이 튀기는 방식이다. 다 튀겨진 뒤 조리에 사용된 기구의 설거지까지 로봇이 끝낸다.
 
롸버트치킨에 따르면 시간 당 최대 25마리의 조리가 가능하다. 이 시간 사람이 하는 일은 튀김끼리 엉겨 붙었는지 확인 하거나, 포장, 부족한 밀가루를 보충하는 일이다. 
 
롸버트치킨 관계자는 “지금은 사람과 조리 시간이 비슷한데, 향후 오픈되는 2호점은 기계 리뉴얼을 거쳐 조리 시간이 더욱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롸버트 치킨 매장 내부. 두 대의 로봇이 협동해 치킨을 조리한다/강한빛 기자

티타임까지 로봇이 책임진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운영 중인 카페브랜드 '달콤'의 로봇카페 '비트'에 방문했다. 달콤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이 접목된 로봇카페 비트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현재 80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올해 안에 1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엔 1600세대 규모 대단지인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에 입점했다.
 
잠실 롯데월드몰 비트 매장의 바리스타는 로봇 ‘로빈’으로, MWC 2019에 전시된 바 있다. 
 
기자가 키오스크 앞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자 커피를 내리는 로봇을 보기위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몰리기 시작했다. 
 
로빈이 팔을 움직여 컵을 들고 얼음을 넣어 커피 추출까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드는데 소비된 시간은 1분 남짓이다. 이 기간 로빈은 손님을 향해 미소를 보이거나 커피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기까지 한다. 
 
무인카페 비트에서 커피를 주문한 한 고객은 “로봇이 커피를 내려줘 반신반의하며 주문했는데 일반 카페들과 맛 차이가 없다”며 “로봇이 커피를 내리는 모습, 중간 중간 눈웃음도 내비쳐 보는 재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CJ푸드빌은 지난해 12월 빕스 등촌점에 요리하는 로봇 'LG 클로이 셰프봇'을 선보였다. 셰프봇은 동시에 최대 4그릇을 조리할 수 있다. 더불어 CJ푸드빌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LG클로이 서브봇을 선보였고, 이후 2월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시범 도입했다. 클로이 서브봇은 실내 지능형 자율주행 기능으로, 최적의 동선을 파악해 고객에게 음식을 배달하기도 한다. 

커피를 내리다 기자를 향해 웃는 로빈/강한빛 기자

코로나19가 바꾼 소비패턴으로 규모 확대 전망 
 
코로나19로 로봇의 도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학자 마틴 포드는 앞서 BBC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가 소비자의 패턴을 바꿈으로써 `자동화`라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며 "사람들은 직원이 적고 로봇 기계가 많은 장소에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최근 국제로봇협회는 2022년 가정용 로봇의 시장 규모를 97억달러(약 11조6000억원)에서 11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2024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1220억달러로 2019년(310억달러)의 4배가 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달콤 관계자는 “지난 2018년 1월, 인천공항에 첫 매장을 선보일 당시만 해도 푸드테크는 걸음마 단계였다. 실질적으로 상용화라는 단어를 쓰기까지는 시간이 걸린 것 같은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도입과 상용화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 같다”며 “앞으로 푸드테크는 매장에서 운영되는 것 외에 개인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보다 진보된 방식으로 변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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