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방송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CBS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기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정규 방송 중단을 선언했고 KBS2 '그놈이 그놈이다'에 출연 중인 배우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인해 드라마 전체 촬영이 중단됐다. 또한 EBS의 'K-pop 한국어, 안녕하세요 커레야'의 외주 PD와 출연진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역학조사 및 방역 조치에 돌입했으며 SBS 상암 프리즘타워는 사옥 내 어린이집에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21일까지 사옥 전체를 폐쇄했다.

■ 중앙 언론사 최초 '셧다운'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CBS는 19일 정규 방송을 중단했다. 앞서 18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고정 출연하는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방송에는 프로그램 앵커인 김현정 PD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자 등이 참여했다. 자칫 방송사 발 집단감염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CBS는 바로 셧다운 조처를 취하고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에 따라 CBS는 라디오의 모든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종일 음악 방송으로 대체했다. 또한 제작진 추가 감염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방역지침에 따른 코로나 방역 매뉴얼에 의해 스튜디오를 폐쇄했고 18일과 19일 사옥 전체에 대한 긴급 방역도 실시했다. 

하지만 20일 해당 제작진이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정규방송을 재개했다. CBS 측은 "밀접 접촉 의심자로 코로나 검사를 받은 김현정 앵커는 음성 결과가 나왔지만 2주간 자가 격리를 하게 돼 21일부터 손수호 변호사가 '뉴스쇼'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 교양에도 코로나 확산 우려

EBS

EBS 교양 프로그램 'K-POP 한국어, 안녕하세요 커레야'(K-POP 한국어)의 제작진 1명과 출연자 3명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출연자 1명, 18일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던 외주 PD 1명과 출연자 1명, 19일 출연자 1명이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14일 일산에 있는 EBS 건물에서 녹화하던 중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EBS는 보건소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고 감염 우려가 있는 제작진들은 모두 자가 격리 조치했다. 

EBS 측은 "17일 바로 보건소 역학조사 및 방역조치를 완료했으며 밀접 접촉자들도 즉각 격리 조치돼 검사를 받았다"며 "코로나19 위험노출자 및 유증상자 발생 시 대응 매뉴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 드라마도 코로나 비상

서성종./연극 '빨래' 포스터

드라마도 코로나19를 피해 지는 못했다. KBS2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에 출연 중인 배우 서성종이 19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드라마 전체 촬영이 중단됐다. 

서성종은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4일 '그놈이 그놈이다' 야외 촬영에 참여한 서성종은 이틀 후인 16일부터 발열 등 증세를 보였고 18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19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시설로 이송됐다.

이에 대해 20일 '그놈이 그놈이다' 측 관계자는 "접촉자 리스트를 파악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는데 전원 음성 결과가 나왔다"며 "'그놈이 그놈이다'가 현재 종영을 2회 남겨둔 상태로 촬영이 필요한 분량도 많이 남지는 않았다. 오늘(20일) 촬영은 쉬는데 곧 재개할 예정이고 종영을 늦추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재개 시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출연자와 스태프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논의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허동원./OSEN

하지만 이 사태는 26일 첫 방송이 예정된 수목극 '도도솔솔라라솔'으로 번졌다. '그놈이 그놈이다'의 일부 스태프가 '도도솔솔라라솔'에 참여하고 있는 데다 서성종과 같은 연극에 출연 중인 허동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20일 허동원 소속사 에이스팩토리는 공식 입장을 통해 "허동원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결과를 받았다"며 "허동원이 출연하는 연극 '짬뽕'의 출연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허동원은 감염 접촉자로서 19일 질병관리본부의 연락을 받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자가 격리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19일 오전 허동원의 검사 결과 연극 출연진에게 감염된 2차 감염으로 확인됐다. 허동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이송해 추가적인 재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허동원은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에 출연 중으로 질병관리본부의 연락을 받은 직후 드라마 측에도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검사 진행 상황을 알렸고 금일 양성판정 결과 또한 즉시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도도솔솔라라솔' 포스터

이로 인해 '도도솔솔라라솔' 촬영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날 '도도솔솔라라솔' 측은 "허동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배우를 포함한 스태프들이 신속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취했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드라마 촬영을 중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재개 및 방송 등 차후 일정을 논의함에서도 무엇보다 배우, 제작진의 안전 확보와 감염 예방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앙 언론사부터 교양,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방송계 전체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다수의 스태프가 함께하는 예능, 드라마의 경우 집단 감염, n차 감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그놈이 그놈이다' 포스터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방송 촬영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라며 "야외, 실내 할 것 없이 촬영장 섭외가 쉽지 않고 확산 방지를 위해 예정된 촬영 스케줄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송 스케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촬영 일정을 계속 연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사태를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당분간 방송계에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질 것으로 모두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촬영장 소독을 철저히 하고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녹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스태프와 출연자의 접촉은 최소화하고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스태프의 경우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하는 등 할 수 있는 선에서는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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