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소위 잘 나가는 아이돌들이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단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 활동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영화 속 조연을 넘어 주연으로 발돋움하며 영역을 더욱 확장 중인 추세다.

■ 스크린 주연 꿰찬 아이돌, 연기부터 노래까지

아이린(왼쪽)과 찬열./한국스포츠경제DB.

앞서 레드벨벳 아이린은 지난 4일 영화 ‘더블패티’ 촬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2016년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로 연기를 한 적은 있지만 스크린 출연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으로 발탁돼 본명인 배주현으로 본격적인 배우 행보를 걸어갈 전망이다.

‘더블패티’는 꿈과 희망을 품고 사는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다. 아이린은 극 중 아나운서 지망생 이현지 역을 맡았다. 아이린은 “첫 촬영인만큼 굉장히 설레고 떨린다. 열심히 촬영에 임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특히 ‘더블패티’는 통신사 KT가 투자·제작부터 KT그룹사를 통해 극장 배급까지 진행하는 작품으로 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엑소의 찬열 역시 영화 ‘더 박스’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가수 지망생과 과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가 지금은 쇠락한 프로듀서의 음악 여행기를 그린 영화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총연출을 맡은 양정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찬열이 극 중 가수 지망생 역을 맡아 연기와 노래를 직접 선보인다. 음악 작업에도 같이 참여해 직접 부를 팝송과 한국 노래 편곡 작업도 함께 할 예정이다. 찬열은 2015년 영화 ‘장수상회’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 드라마 ‘미씽나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아이오아이 출신 김소혜 역시 공포물 ‘학교기담’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교생실습을 위해 지방학교로 내려간 수아(김소혜)는 출석부에 있지만 아무도 이름을 부르지 않는 불길한 학생 부영석(정윤석)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부영석을 학교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수아의 노력이 계속될수록 학교에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기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소혜는 극 중 정의감 넘치고 오지랖 넓은 교생 수아 역을 맡았다. 수아는 담당 교실의 미출석 학생인 영석에게 특유의 오지랖을 발휘해 각별한 관심을 갖는 인물이다.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1의 I.O.I 출신으로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김소혜는 영화 ‘윤희에게’, 드라마 ‘계약우정’ 등에 출연한 바 있다.

■ 해외 시장 수출 용이..아이돌의 영역 확대

아이유(왼쪽부터), 수지, 디오, 정은지./한국스포츠경제DB.

국내에서 주목 받는 가수, 혹은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들은 대표적으로 아이유(이지은), 수지(배수지) 엑소 디오(도경수), 에이핑크 정은지, 손나은 등이 있다. 그동안 주로 브라운관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스크린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추세다.

아이유는 현재 이병헌 감독의 영화 ‘드림’ 촬영에 한창이다. 아이유의 첫 상업영화이자 박서준과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선수생활 최대 위기에 놓인 축구선수 홍대와 생전 처음 공을 잡아본 국가대표 선수들의 홈리스 월드컵 도전을 그린 드라마다.

‘건축학개론’(2012)으로 국민 첫사랑에 등극한 수지도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로 컴백한다. 지난 해 ‘백두산’으로 스크린 복귀전을 치른 수지는 ‘원더랜드’에서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탕웨이 등과 호흡한다.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과 영상통화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디오는 2014년 ‘카트’를 시작으로 ‘순정’(2016), ‘형’(2016), ‘7호실’(2017), ‘신과 함께-죄와 벌’(2017), ‘신과 함께-인과 연’(2018), ‘스윙키즈’(2018)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내년 2월 제대하는 도경수는 ‘신과함께3’로 관객들을 만날 전망이다.

정은지와 손나은 역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로 성공적인 연기 신고식을 치른 그는 ‘발칙하게 고고’(2015) ‘언터처블’(2017) 등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한 후 지난 해 공포영화 ‘0.0MHZ’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손나은 역시 ‘대풍수’(2012) ‘무자식 상팔자’(2013) ‘두 번째 스무살’(2015)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 등 드라마에서 연기하다 2018년 개봉한 ‘여곡성’에서 주인공으로 발탁된 바 있다.

이처럼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러브콜을 받는 대표적인 이유는 해외의 K팝 열풍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K팝 열풍은 해외 시장 수출을 용이하게 한다. 마케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대 위 콘셉트에 맞춘 안무와 노래에 익숙한 아이돌들은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늘 목말라 있다”며 “특히 영화의 경우 드라마보다 촬영이 비교적 여유로운만큼 더 각광받는 추세”라고 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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