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두일 기자] “26일 저녁부터 27일까지 화성시 동탄 2신도시 인근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 대신 다른 경로로 우회하기를 바랍니다.”

사고가 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할 시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주변인들에게는 이렇게 권하고 싶다. 

문제는 LH가 개발을 진행 중인 동탄 2신도시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 상하행선 주변의 불법 지주형 광고판이다. 

정확한 정체를 두고 LH와 공무원 간의 주장이 상이한 가운데 분명한 것은 해당 시설물이 광고문구를 통해 광고행위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사안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물의를 빚고 있는 시설물들에 대해 당초 소음방지시설이라 주장하다 말을 바꾼 LH나 화성시 동탄출장소는 결국엔 지주형 광고탑으로 일부 등록하고 나머지 불법 시설물들에 대한 미온적인 행정절차마저 미적거리고 있는 상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자체장의 인허가를 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등록 시설물이 아닌지라 공식적인 안전진단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태풍 ‘바비’가 북상 중이다. 최대 풍속 초속 39m/s로 강도 ‘강’이며 이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수준에 해당되는 파괴력을 동반한다. 

‘기차도 날려 버릴 수 있는 강한 태풍’에 과연 수년 동안 안전진단 한번 받지 않은 시설물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 수차례 LH측과 동탄출장소 측에 우려감을 전달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냉랭한 ‘안전불감증’식 대응이었다.

그래도 불안하긴 한 것인지 LH측은 최근 태풍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중간 중간에 ‘바람구멍을 내는 식’으로 구조물 일부를 제거하고 있다. 이는 스스로 시설물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반증이다.

다행히 지난번까지는 괜찮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형사고는 늘 그렇게 “지난번까지는 괜찮다”가 그날 그 시간에 발생했다. 

만약 이처럼 지속적으로 우려됐던 위험성으로 인해 참혹한 결과가 발생한다면 과연 ‘인재’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까? 

태풍 ‘바비’가 지나갈 때까지 주변인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운’에 기대기보다는 안전한 방법을 택하라고 권하는 것이 본 기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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