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큐로 골프장. /XGOLF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골프를 좋아하는 이들의 여름철 묘미 중 하나는 ‘야간 라운드’다. 특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다 시원한 야간에 골프장을 이용하려 한다. 야간 라운드를 즐기는 이른바 ‘백야(白夜) 골퍼’들은 2018년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입되고 있는 재택 근무, 유연 근무의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골프 예약 서비스업체 XGOLF(엑스골프)가 공개한 집계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잠시 수그러들고 기온은 올라가던 지난 4~6월 강원, 경기, 충청 등 지역의 야간 라운드 예약 건수는 1만4105건으로 전년 동기(1만1090건) 대비 27.18% 증가했다. 7월엔 장마가 이어졌지만, 최근엔 폭염이 이어져 야간 라운드에 대한 수요도 다시 생겼다.

대체로 오후 4시부터 야간까지 진행되는 3부 티타임 라운드는 경제적 관점에서 골프장과 아마추어 골퍼들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XGOLF 관계자는 본지에 “명문 골프장들은 야간 라운드 운영이 잔디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 진행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그 외 많은 골프장들의 경우엔 3부 티타임을 열어서 팀 수를 더 받는 게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추어 골퍼들은 퇴근 후 즐기는 게 가능하고, 야간 라운드가 1부와 2부 티타임에 비해서도 저렴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거주하며 종종 야간 라운드를 나가는 회사원 김기홍(34) 씨는 “3부 티타임은 퇴근 후에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그 시간엔 그린피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골프장들의 야간 라운드 그린피는 주간 라운드에 비해 20~30%까지 저렴한 수준이다. 김 씨는 “진행이 불편하더라도 노캐디까지 선택하면 더 많은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 종종 애용한다”고 부연했다.

수도권 야간 라운드의 메카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클럽이다. 골프장 조도(照度)의 질이 워낙 높아 야간 라운드를 이용하는 이들에겐 성지로 꼽힌다. 물론 그만큼 예약 경쟁률도 치열한 곳이다.

한편 골프장에는 야간 라운드 외에도 새로운 풍경들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강화다. 골프 부킹부터 정산, 용품 구입까지 전 과정을 무기명 및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XGOLF의 기업 전용 부킹 서비스 ‘신(信)멤버스’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골프장에 내장해 직접 결제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사전 정산 처리되며 용품 역시 전담 컨시어지를 사용해 주문 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카트피나 식음료, 용품 구입 등 골프장 내 이용 서비스 전액을 예치금(2000만 원형ㆍ4000만 원형)에서 차감해 카드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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