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의선 수석부회장, 취임 후 K뉴딜 주도... 혜안으로 굵직한 현안 해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그룹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7월경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후 두 달째를 맞이하지만 아직까지 병원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주요 경영상 결정을 내리는 등 경영 현황을 매끄럽게 이어가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대장게실염 수술을 받은 후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다. 대장게실염은 대장벽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온 주머니 안으로 오염물질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입원한 것을 두고 위독설이 돌면서 사망까지 언급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지만 현대차 측이 즉각 수습에 나서면서 일단락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장 쪽에 염증이 있어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치료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염증이 조절되는 대로 퇴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1938년 3월 19일 생인 정 회장은 올해 82세의 고령으로, 지난해까지 서울 양재동 본사로 주 2회 이상 출근하며 직접경영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까지는 자택에서 주요 경영상황을 보고 받는 수준에 그치고, 대신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경영현안을 챙겨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회장은 올해 3월 자신이 21년간 맡고 있던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을 정 부회장에게 물려주면서 실질적인 그룹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 지분 5.33%(1139만5859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또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7.13%, 기아자동차 1.74%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곧 퇴원할 것이란 현대차의 설명과 다르게 병원에 오랜 기간 머무르고 있는 부분에 대해 연세가 많은 점을 고려해 안정적인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조금 더 머무르며 치료에 만전을 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대장게실의 경우 나이가 많을수록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으로 내과 치료를 통해 개선되지만, 염증이 발생한 경우 수술을 받는다. 수술을 받는 경우 합병증이나 기타 질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리가 중요하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의 경우 치료 후 건강상에는 이상이 없으나 고령임을 고려해 건강 검진 등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오너의 경우 병원에 방문했다는 것만으로 경영권 얘기가 언급됨으로써 부담이 따른다”며 “정 회장의 경우 연세가 있는 만큼 퇴원 후에도 다시 입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른 질환은 없는지 더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정 회장의 문병을 위해 지속적으로 병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현대기아차 제공

다만 정 회장이 오랜 기간 병원에 있다 하더라도 현대차 경영에는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이미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 주요 현안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9월 14일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의선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체계적인 조직 구성과 외부인재 수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아일랜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고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을 내정하는 등 그룹 핵심인력을 대거 모셔널에 파견했다.

또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올해 초 글로벌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협력에 나선 바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출신의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사장),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부장(부사장),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 등 외부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 체제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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