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태풍 바비, 우려했던 큰 피해는 없어
9호 태풍 마이삭, 10호 태풍 하이난 진로에 관심 집중
'오보청'된 기상청, 그 이유는?
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진로. 9호 태풍 '마이삭'의 예상 진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윈디 앱 캡처

[한스경제=박창욱 기자] 우려했던 '큰 피해'는 없었다. 예상보다 비가 적게 내렸고, 강풍으로 인한 피해도 철저한 대비 속에 최소화했다. 제8호 태풍 ‘바비’가 대부분 한반도 지역에 영향을 미쳤지만 ‘역대급’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제 다음으로 다가 올 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주목받고 있다.

◆ 큰 피해 없이 다행히 지나간 '태풍 바비'

태풍 '바비'는 엄청난 비바람으로 적지않은 피해를 안길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26일 "태풍 '바비'의 위력이 '역대급'이다"며 "엄청난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피해 예방을 위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반도에 엄청난 피해를 안긴 태풍 '매미'와 비견할 정도로 예상된 태풍 '바비'의 힘은 다소 약했다.

제주 지역을 포함한 일부 남부 지역에 강풍 피해, 정전 사고 등이 발생했지만 걱정했던 큰 피해는 없었다. 부산, 대구 등 태풍 주의보가 내려진 일부 지역에는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거의 내리지 않은 곳도 있었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도 조금 강한 수준의 바람만 불었다.

전망보다 약했던 태풍 '바비'로 인해 기상청은 또다시 '오보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됐다. 2003년 태풍 ‘매미’는 130명의 인명 사고(사망자 117명, 실종 13명)와 4조2225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남겼다. 반면에 태풍 '바비'는 강풍 피해 신고 약 200여 건, 일부 지역 정전 등만 접수됐다.

태풍 '바비'가 현재 북한 평양 남서쪽 약 70km 육상에서 시속 45km로 북진하고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

◆ 태풍 '마이삭' 언제 오나

태풍 '바비'가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지만, 한반도는 곧 또 다른 태풍의 영향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28일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일본 해상을 통과하고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는 9월 2일 오후 부산 인근 해상에서 상륙한 뒤 다음날 새벽 경북 영덕 인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을 사용한 '마이삭'은 '바비'보다 더 큰 위력을 지닐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경로가 한반도 관통일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기상청은 “현재 또 다른 태풍의 발생 가능성은 있지만 진로는 추후 분석해 봐야 알 것이다”고 밝혔다.

태풍 '바비'처럼 경로 변화를 주시하면서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바비'는 애초에 중국 쪽으로 상륙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여러 차례 경로를 바꾸면서 결국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삭'이 한반도를 직접 할퀴거나 '바비'처럼 좌측으로 올라갈 경우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수 있다. 보통 태풍 중심의 오른쪽 지역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경로 변화가 더 주목받는다.

연합뉴스

◆ 기상청 오보 논란, 언제까지 계속 될까

기상청은 앞서 태풍 ‘바비’를 두고 역대급 태풍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비상 3단계’에 돌입해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태풍 ‘바비’ 피해는 적었다. 기상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는 지난 5월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다.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했지만 지난 2일 기준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은 평년 대비 160~180㎜를 초과했다. 또 7월 말 장마가 끝나고 '역대급 폭염'이 오겠다는 예보도 틀렸다. 장마가 끝난 이후 오히려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막심했다.

이번 태풍 ‘바비’와 관련한 예보까지도 어긋나면서 국민들은 해외 날씨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해외 기상청에서 한국 날씨 정보를 얻는 '탈기상청' 현상이 생겼다. 기상청이 사용하고 있는 슈퍼컴퓨터가 520억 원을 호가하고, 지난 4일에는 10년간 1000억 원을 들여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도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억울함을 표하고 있다. 예보가 어긋나는 이유에 대해 첫 번째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지구 전체의 기온이 오르면서 날씨 자체의 변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콜성 폭우’ 같은 현상은 예측이 더 어렵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로 수십 년간 독자적 수치모델을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한 유럽과 달리 지난 4월에서야 독자적인 수치 모델을 구축한 우리나라는 아직 축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 세계를 10km 단위로 나눠 6분 주기로 변화를 계산하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지만, 10km보다 작게 나누기는 어려워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치모델에 데이터가 쌓이면 장기적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27일 오전 7시 기준 북한 평양 남서쪽 약 70km 육상에서 시속 45km로 북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세기는 오전 4시 기준 전날 '매우 강'에서 '강', 크기는 '중형'에서 '소형'으로 완화됐다. 서울과 경기, 서해 바다 등 일부 지역에 발효됐던 태풍경보와 태풍주의보는 오전 9시를 기해 해제됐다. 앞서 오전 4시 경남과 경북, 전남의 태풍 주의보를, 오후 6시 충남, 전북, 강원의 태풍 주의보를 해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에 태풍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겠으니 유의 바란다"고 알렸다.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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