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채용부터 내부 시스템 등 모든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될 것"
은행권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택트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급속도로 변하는 금융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경쟁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디지털 전환은 생존의 문제"라며 경영 전반에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간편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고, 콜센터뿐 아니라 채용·인사 등에서도 인공지능(AI)·빅데이터가 적용되고 있다. 비대면 금융 상품의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말 그대로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신한 쏠(SOL)에 마이아이디 기반의 분산신원확인 기술을 도입했다. 분산신원확인 기술이란 스마트폰에 신원 정보를 암호화해 저장한 후, 개인정보 제출이 필요할 때 본인이 직접 개인정보를 선택해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원인증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 2차 신원확인 절차(신분증 촬영 또는 통신사를 통한 본인인증)를 대체해 고객의 업무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증권, 카드, 생명 등 금융기관 거래뿐만 아니라 생활편의 플랫폼에서도 신원확인 과정을 생략 또는 간소화 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모바일금융 앱 '뉴 하나원큐'를 통해 은행권 최초로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IBK기업은행은 음성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인증 시간을 11초 이상 단축시켰다. KB국민은행은 KB바이오인증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AI도 필수 요소가 됐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2일 AI통합센터를 출범시키고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업계 최초로 지능형 AI챗봇 ‘오로라’를 도입했고, 로보어드바이저 ‘쏠리치'를 상용화했으며 AI상담서비스 음성봇(bot) ‘쏠리’를 활용해 연간 24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업무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AI로봇 '몰리'는 올해부터 아예 행원으로 등록하며 직원들을 돕고 있다.  

신한은행 외에도 NH농협은행, 우리은행, DGB대구은행, 새마을금고 등도 AI·빅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꾸준히 확장하며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케이뱅크 제공

비대면 금융상품도 활기를 띠고 있다. 케이뱅크는 업계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했는데 반응은 폭발적이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 예약은 신청 일주일 만에 2만60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예상 이상의 수요를 확인한 케이뱅크는 다음달에 2차 사전 예약을 계획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페퍼저축은행 역시 모든 관정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주담대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비대면 모바일 담보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은 신규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채용 시장에도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시중은행 대부분이 하반기 공채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IT 인력 위주의 수시 채용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언택트 수시채용'을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접속해 질문에 답하고 미션을 수행하는 AI 역량평가와 실무자 화상면접을 실시했으며 디지털·ICT 분야는 온라인 코딩능력 테스트를 추가했다.

유일하게 상반기 공채를 진행했던 농협은행은 하반기 공채 일정을 정하지 못했지만, IT와 디지털 분야 인력은 수시 채용을 활용해 늘릴 예정이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역시 하반기 공채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디지털 분야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혁신을 강조한 인터넷은행과 강력한 플랫폼을 소유한 빅테크 공습이 이어지면서 기존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채용부터 내부 시스템 등 모든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될 것"며 "대부분 은행이 코로나 19 확산으로 대규모 공채 진행에 대해선 조심스럽지만, IT 인력 위주의 소규모 수시 채용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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