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보수 8억6000만원…故(고) 조양호 회장 연봉 1/4 수준
코로나19에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대한항공, ‘허리띠 졸라매기’ 계속
조원태(맨 앞 오른쪽) 대한항공 회장이 임직원과 함께 여객기 소독 캠페인에 참석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올해 2분기 급여의 50%를 반납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하반기에도 급여 반납을 이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경영난에 허덕이는 대한항공과 임직원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서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 반기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받을 수 있는 급여의 4분의 1 수준을 받았다.

대한항공이 전자공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총액 8억6620만5600원이다. 이는 故(고) 조양호 전 회장이 2018년 받은 보수 총액 31억3043만9800원의 약 4분의 1수준이다. 반기보고서에 올라온 내용임을 감안하면 조원태 회장은 상반기 동안 대한항공 회장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절반 수준만 실제로 받은 셈이다.

조 회장이 이러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대항항공을 포함한 항공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서다.

대한항공 임직원은 현재 무급휴직을 돌아가며 진행하고 있고, 급여의 일정 비율을 회사에 반납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은 전사차원의 고통 분담에 동참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변동사항 없이 급여 50% 반납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6906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지만 화물 운송 부문 매출을 94.6% 끌어올리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한 화물운송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2분기‘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제공

증권가에서도 조원태 회장 이하 경영진의 역발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며 대한항공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화물 운송 수요가 점진적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여객 운송 수요도 회복이 요원해 장기적인 업계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박성봉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는 3분기에도 어려울 전망”이라며 “2분기는 K-방역 제품 등 긴급주문으로 운임이 급등한 측면이 있었고 최근에는 여객기를 통한 화물 수송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화물 운임은 5월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되었고 3분기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한항공은 자산 매각 등 몸집 줄이기를 통해 경영 정상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사차원의 무급휴직과 급여 반납에 이어 지난 25일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사업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알짜사업으로 꼽히던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판매사업부문을 총 9906억원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사업부 매각으로 채권단과 약속한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도 성공했다. 추가 자본확충을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업부 매각으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보릿고개를 넘길 체력을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김호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