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행별 대출 금리·실행액 다소 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별로 대출 금리와 실행액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지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당장 필요한 생활비 마련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A씨는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이 너무나도 많다며 소상공인이 살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울상 짓는 소상공인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은행별로 2차 소상공인 대출 프로그램(2차 대출)이 다소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대출은 신용보증기금(신보)가 대출금의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신 1000만원 한도에 중신용등급(4~6등급) 기준 대출금리가 연 3~4% 수준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차 대출을 연 2.8%의 고정금리로 5년간 적용키로 했다. 나머지 은행들은 대부분 변동금리를 채택했다. 

우리은행은 2차 대출 최저 금리를 2.61%로 정했다. 하나은행은 연 최대 2.90%의 금리 상한을 뒀다. NH농협은행은 금리가 평균 연 3.15%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연 3.15~4.33%의 금리로 대출을 공급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소상공인 금리 우대 폭을 확대했다. 지난 6월 신용등급별 금리우대 규모를 평균 연 0.5%p 내렸으며 지난달 금리를 1.0%p 추가 인하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부터 연 2.90%의 금리 상한을 적용한 후 당초 6월 말까지 해당 금리를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그 기간을 올해 연말까지 늘렸다. 

2차 대출 실행액도 은행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실행액은 해당 대출에 대한 은행의 적극성을 보여준다. 

지난 26일 기준 2차 대출 실행액은 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21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우리은행 733억원, 국민은행 640억원, 농협은행 552억원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공개를 거부했다. 

2차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선 사업자 등록증, 부가세과세표준증명원,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 부동산등기부등본(또는 임대차계약서), 소득금액증명원 등 6개 서류가 필요하다. 

반면 1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1차 대출)의 금리는 1.5%로 동일했다. 1차 대출은 고신용자(1~3등급)들에게 3000만원까지 빌려준다.  

1차 대출 실행액은 지난 26일 기준 우리은행이 52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4050억원)과 농협은행(3710억원), 하나은행(3244억원)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1차 대출이 금리나 한도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2차 대출의 경우 중·저신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출”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차 대출을 받았던 소상공인도 2차 대출을 중복 신청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대출은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한 소상공인은 “방역당국이 소규모·대규모 모임을 금지하고 외식, 외출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상황에서 대출이 소상공인의 숨통을 터줄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소상공인은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대출을 받아 사업을 시작한 경우”라며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대출 중심의 지원 정책은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신용등급이 높은 일부 소상공인들이 대출을 받아 사업장을 늘리는 등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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