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30일 오전 기준 93경기에서 26승 66패 1무로 최하위에 처졌다. 가을야구는 사실상 일찌감치 좌절됐고, 시즌 100패를 당하는 KBO리그 최초의 팀이 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기나긴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지만 최근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20대 독수리 5형제 김종수ㆍ윤대경(이상 26)ㆍ김민우(25)ㆍ강재민(23) ㆍ노시환(20)의 활약에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1990년대생인 이들의 활약은 당장 올 시즌이 아니더라도 미래를 생각하면 고무적이다. 

한화는 최근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했다. 21일 대전 KT 위즈전에 이어 23~24일 잠실 LG 트윈스와 2연전에서 모두 이겨 올 시즌 처음으로 3연승을 신고했다. 시즌 초반과 다르게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경기가 적어졌다. 꼴찌라고 해서 만만히 볼 수 있는 전력이 결코 아니다.

20대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다. 김민우는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종수, 윤대경, 강재민은 1군 불펜투수로 자리 잡으며 한화에 없던 ‘필승조’를 구축했다. 노시환은 야수진 세대교체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만년 유망주’에 머무른 김민우는 올해 드디어 껍질을 깨기 시작했다. 김민우는 30일 오전까지 3승 8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 중이다. 안정감 있는 투구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7~8월 총 9차례 등판해 최소 5이닝 이상 투구를 8번 기록했다. 2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2.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노게임이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한화 토종 투수로는 2014년 이태양(153이닝) 이후 6년 만에 규정이닝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강재민. /OSEN

대졸 신인 강재민은 올 시즌 한화의 히트 상품이다. 29일 롯데전에서 1실점하기 전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이 11.71로 리그 정상급이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2.28, 6홀드로 한화 불펜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늦깍이 윤대경과 김종수도 꽃을 피우고 있다. 윤대경은 일본 독립리그 출신으로 2013년 삼성에 입단했으나 올 시즌 1군에 데뷔했다. 최고 시속 140km 후반대의 강속구를 앞세워 28경기서 1승 2홀드 평균자책 1.67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12경기에서 평균자책이 ‘0’이다.

입단 동기인 김종수도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친다. 29경기에 나와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 5.33을 기록 중이다. 우투수지만 좌타자 피안타율이 0.254로 왼손 타자 전문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한다.

최원호(47) 감독대행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지만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최근 접전을 많이 만들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화 타선의 10년 미래를 이끌어갈 노시환도 최근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185㎝, 96㎏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인 그는 시즌 초반 큰 기대를 받았으나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거친 후 지난 7월말 1군에 복귀한 뒤 상승세를 탔다. 8월 18경기에서 타율 0.313 2홈런 11타점 장타율 0.563 OPS 0.944를 기록 중이다. 27일 삼성전에선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노시환은 자타공인 송광민(37)의 후계자로 꼽힌다. 마운드와 달리 특별히 눈에 띄는 얼굴이 많이 보이지 않는 한화 타선에서 노시환의 각성이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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