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이 30일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개막전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50%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다.(웃음)”

10년 만의 국내 프로배구 컵대회 복귀전을 치른 김연경(32ㆍ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자신의 경기력을 총평했다. 김연경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개막전(A조 1차전)에서 7점(공격성공률 41.66%)을 올리며 팀의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22)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연경은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임대 선수로 있던 지난 2010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배구 컵대회에 나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그가 국내 프로배구 공식 경기에 나선 건 지난 2010년 9월 5일 결승전 이후 3647일 만이다.

‘김연경 효과’는 예상대로 컸다. 그는 기록 이상의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 초반 강 스파이크를 시도할 땐 특유의 괴성으로 팀 분위기를 높이는 동시에 상대 선수들을 기죽게 만들었다. 동료 선수들이 서브 범실 등 실책을 할 땐 먼저 다가가 격려하며 ‘언니 리더십’을 발휘했다.

김연경이 중심을 잡고 이재영(19점)과 이다영(3점), 루시아(9점) 등이 뒤를 든든히 받친 흥국생명은 막강했다. 1세트 승부처는 흥국생명이 15-13으로 앞서던 상황이었다. 이다영(24)의 오픈 공격과 김연경, 이주아(20)의 블로킹, 이재영(24)의 서브 성공 등으로 빠르게 점수를 쌓아나간 흥국생명은 어느새 10점 차로 달아나 세트를 25-15로 간단히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기록이 그러한 분위기를 증명해준다. 공격(17-7)과 블로킹 득점(2-0), 서브 득점(2-1) 등에서 모두 앞서며 12점 차로 세트를 가져갔다. 흥국생명은 3세트 막판 현대건설에 2~3점 차 추격을 허용했지만, 24-22 리드 상황에서 이재영이 퀵오픈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흥국생명은 총 서브 득점(7-2)과 블로킹 득점(8-4) 등에서 상대에 크게 우위를 점했다. 이숙자(40) KBS N 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공격도 3~4명이 같이 움직였다. 공격은 물론 받는 부분에서도 점유율을 가져갔고 뒤에서도 잘 받쳐줬다”며 “블로킹 벽은 높아졌고 수비에서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숙자 위원은 “흥국생명이 긴장감 속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2세트부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교체 선수들을 충분히 활용했다. 도수빈(22)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흥국생명이 오늘 보여준 모습은 100% 전력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시즌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경기 후 “승리로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다. 다만 보여드린 게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국내에서 뛰던 시절의 흥국생명도 강하고 지금의 흥국생명도 좋다. 아직 많은 경기들이 남아 있다. 다음 경기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아울러 여자배구도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31)과 고예림(26), 정지윤(19)이 8점씩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흥국생명을 이기기엔 힘이 모자랐다.

흥국생명은 3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 대회 2차전을 치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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