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백화점ㆍ대형마트 찾는 발걸음까지 줄어
29일 오후 잠실역에서 롯데월드타워로 가는 지하 1층 광장 풍경. 주말인데도 사람이 없다. /이상빈 기자

[한스경제=이상빈 기자] 정부가 30일 0시부터 다음달 6일 자정까지 수도권 2단계를 2주 연장하되 감염 위험도가 큰 집단을 대상으로 3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시행한다고 28일 발표했다. ▲ 젊은 층의 외부 활동을 줄여 감염 전파 차단 ▲ 아동ㆍ학생들의 집단 감염을 통한 가정ㆍ지역사회로 확산 차단 ▲ 치명률 높은 고령층에 대한 적극적 보호 대책 마련이 이번 2단계 연장 계획 추진 방향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다중이용시설이다. 사실상 2.5단계 조치로 음식점과 커피 전문점(카페) 등 많은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시설 운영이 제한된다.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ㆍ제과점으로 분류되는 곳은 오후 9시부터 다음달 오전 5시까지 포장과 배달만 허용한다. 낮 시간대와 오후 9시 이전까지는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수도권 일반음식점과 제과점 등 총 29만6000개소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과 배달만 허용한다. 실내 50인 이상 집합 금지 때문이다. 일부 제과점 등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에도 음료는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 위축되는 외부 활동 심리

이달 14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넘어서고 수도권 교회ㆍ카페발(發) n차 감염 사례 증가로 외부 활동 경각심이 싹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은 결정타가 됐다. 유통가의 모습은 2단계 연장 이전과 이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본지는 정부의 방역 조치 강화 발표가 있던 28일 오후 6시 이후 서울 송파구에 자리한 NC백화점 킴스클럽(식품관)과 이마트 가든파이브점을 방문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번 연장 조치 대상에서 제외돼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평소였다면 신혼부부와 가족 단위 쇼핑객으로 가득해야 할 금요일 오후 대형마트 풍경은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사람이 붐비지도, 길게 줄을 서지도 않았다. 이마트의 경우 카트를 끌고 다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지나가는 게 어려워야 하지만 이날 그런 광경은 눈을 씻어도 찾을 수 없었다. 낮부터 포털사이트를 통해 전파된 2.5단계 강화 소식은 오히려 사람들의 외부 활동을 제한했다.

이튿날 찾은 롯데마트 잠실점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인 오후 7시 이후에 방문했으나 현장은 조용했다. 토요일 오후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반대편에 자리한 월드타워점에서도 주말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 입구에 마련된 푸드 코트 좌석은 텅 비었고 쇼핑객은 소수에 불과했다. 토요일 오후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29일 오후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내부 모습. 토요일 오후인데도 방문객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이상빈 기자

◆ 유통가 주변 상권으로 번지는 2.5단계 여파

2.5단계 조치로 대형마트를 찾는 사람이 줄자 주변 상권도 영향을 받았다. 롯데마트 잠실점을 방문한 30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내려 트레비 분수가 있는 지하 1층 광장으로 향하자 뜻밖의 광경이 펼쳐졌다. 잠실역과 롯데월드, 롯데마트, 롯데백화점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아야 할 이곳은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롯데월드타워로 이어지는 반대쪽 광장도 한적한 건 마찬가지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올해부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사람 사이 접촉을 없앤 비대면 주문을 강화했다. 배달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는 와중 불거진 수도권 중심 코로나19 재확산과 2.5단계 조치 시행은 주말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러자 주변 상권도 자연스럽게 같은 절차를 밟았다. ‘코로나 블루’로 시작된 우울감은 유통가까지 뒤덮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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