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이너스론 증가...간편대출 니즈에 맞춘 것"
카드업계가 마이너스론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픽사베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카드업계가 마이너스론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며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과 경쟁이 예상된다.

마이너스론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처럼, 약정 기간·한도 내에서 고정된 이자율로 자유롭게 이용 및 상환이 가능한 서비스다. 마이너스론은 중도상환 뒤 다시 대출을 받으려면 재약정을 해야 하는 카드론과 달리, 대출이 필요할 때 마다 수시로 사용하고 갚아도 대출건수는 1건으로 개인 신용도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14일 신용도가 우수한 회원을 대상으로 약정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우카 마이너스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한도 약정 후 고객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건별 대출과 달리 이용한 금액과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가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이용한도는 최고 1억원, 금리는 연 4.0~10.0% 범위 내에서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정해진다. 기존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평균금리가 연 13%~14%인 것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델과 나이스신용평가 등으로 산출한 신용도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고객의 편리한 자금융통을 위한 신개념 스마트 카드론인 '마이너스 카드'를 오는 9월 선보인다. 롯데카드는 이용실적을 금융실적에 포함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편리하게 카드혜택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우량 회원의 대출 필요성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저금리, 고한도, 유연한 상환방식을 고민했다"며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과 유사한 상품인 마이너스 카드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2008년부터 '스피드론마이너스'라는 이름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1년 약정으로 신용도가 검증된 회원을 대상으로 300~20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8.7~21.9% 금리로 약정 기간 내 자유롭게 출금이 가능하다.

과거 삼성카드 역시 2002년 '바로론카드'라는 이름의 마이너스론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지만, 카드사태 이후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업계의 마이너스론 서비스 출시 배경으로, 은행권의 마이너스통장 수준을 넘어선 간편대출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포함한 7월 중 기타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 규모인 3조7000억원으로 6월 대비 6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마이너스통장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이너스론 서비스의 증가는 간편대출 이용 고객의 니즈에 맞춘 편의 제고 차원의 출시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의 연체율 상승 리스크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이용액은 지난 6월 기준 7조86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90억원(약 3.40%) 상승했다. 카드론 이용액 규모가 늘어나면 연체율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마이너스론은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서비스로 자신의 자금 여력보다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면, 마이너스가 계속 증가하게 돼 나중에 상환 부담이 있을 수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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