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노조 "숏리스트, 윤 회장 3연임위한 구색 맞추기"
노조 설문 7880명 중 79.5%가 연임 반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노조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28일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 4인을 확정했다. 윤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12일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7880명 중 79.5%인 6264명은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우수한 실적·포트폴리오 강화로 연임 가능성↑ 

숏리스트가 발표되자 일각에선 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윤 회장이 재임 기간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에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지난해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을 3조3132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취임 첫해였던 지난 2014년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4151억원에 불과했다.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지난 2017년 ‘3조 클럽’에 가입한 KB금융은 지난해까지 당기순이익 3조원을 유지했다. 올해에도 지위를 지킬 공산이 크다. 상반기 1조7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청신호가 켜져서다. 

또 윤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도 일조했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파이낸셜, 2015년 LIG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했다. 세 회사는 KB캐피탈과 KB손해보험, KB증권의 전신이다. 

여기에 KB금융은 인수대금 납부를 통해 국내 중위권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을 13번째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지난 4월 푸르덴셜생명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았다. 

리스크 관리도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사태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금융사들의 사모펀드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KB금융은 두 악재를 모두 피했다. 

KB금융 노조 “‘구색 맞추기용’ 숏리스트 반대”

KB금융 노조는 회추위의 숏리스트에 대해 ‘구색 맞추기용’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경량급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인과 외부인사 1인은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포석이라고 비판했다. 

KB금융 노조 관계자는 “윤 회장이 지주사 최고 자리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계열사 사장이나 임원들은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외부 인사 1인도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회추위가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를 대상으로 인터뷰 수락 여부를 확인했지만, 노조는 좀 더 적합한 후보를 찾기 위해 10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이 최종 회장 후보까지 오를 의사가 있는지 파악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B금융 노조는 지난 12일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7880명 중 79.5%인 6264명은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로 ▲단기성과 위주로 업무강도가 심화 ▲직원 존중 및 직원 보상 관련 의식 부족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 필요 ▲채용비리 의혹 등 윤리 의식 부족 등이 꼽혔다. 

지난 2017년 KB금융은 윤 회장을 포함한 숏리스트 3명을 선정했다. 이후 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의 후보가 자리를 고사하면서 윤 회장이 단독 후보로 올르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한편 회추위는 9월16일 숏리스트 4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한 후 회추위 재적위원 2/3 이상의 득표를 얻은 후보를 회장 최종 후보자로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 후보자는 오는 11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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