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소액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공모주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픽사베이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오는 9월 1일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투자자 청약을 앞두고 공모주 대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SK바이오팜의 경우 31조원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공모흥행에 성공했으며, 상장 후에도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는 주가 급등세를 보며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수혜 기대감과 함께 공모주 흥행 돌풍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간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1479대 1을 기록하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공모가 역시 예상밴드 최상단인 2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망 비상장기업의 공모청약 흥행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얻는 수익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와 일부 고액자산가 위주로 대부분의 공모 물량이 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기업일수록 많은 투자자들의 공모청약이 몰리고, 그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공모주식의 수는 크게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기업공개(IPO)시 공모주 배정방식의 구조적 문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고액 투자자가 아니면 인기 기업의 주식을 받기가 매우 힘들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가진 증권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공모주) 수요예측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관에게 일정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 투자자간 배정 방식은 고액자산가일수록 유리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공모주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기업공개 절차 등을 규율하는 업계 자율규제인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을 추진중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일부 고액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독점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액 투자자(청약자)를 우대하고, 복수계좌를 활용한 중복투자를 금지할 방침이다.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약 20% 중 절반 가량인 10% 정도를 소액청약자에게 선배정하거나, 추첨제를 통해 배정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선 복수계좌의 청약을 금지하고, 소액청약자 우대방식과 추첨제 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현재 우리나라에선 공모주 물량의 20% 이상을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공모주 배정 방식을 정하게 돼 있다. 대부분의 경우 청약증거금을 많이 낸 투자자가 공모주를 많이 받아가는 방식이다.

실제로 앞서 공모주 흥행신화를 기록한 SK바이오팜의 경우에도 1억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낸 개인 투자자는 대략 12주(약 60만원) 규모의 공모주를 배정받았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또 다른 공모주 투자 방법인 공모주 펀드의 대다수가 부진을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중개기업인 한국포스증권에 따르면, 국내외 공모주에 투자하는 100여 개 펀드 중 대다수의 최근 1년 수익률이 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일부 펀드를 제외하고 대부분 펀드가 3~4% 정도 수익률에 그쳤으며, 일부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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