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에 내 집 마련이 더 쉽지 않아진 사회적 분위기 속 집을 소재로 한 하우스 예능이 늘어나고 있다. '구해줘! 홈즈'부터 '신박한 정리', '나의 판타집'까지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호황 누리는 하우스 예능

최근 방영 중인 하우스 예능 중 가장 안정적인 시청 층과 화제성을 누리는 건 MBC '구해줘! 홈즈'다.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의 집 찾기를 위해 스타들이 직접 발품을 파는 프로그램. 박나래가 팀장으로 있는 복팀과 김숙이 팀장이 덕팀으로 나누어 각자 의뢰인에게 맞춘 부동산 매물을 공개하고 대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 첫 방송 이후 꾸준하게 높은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요일 저녁 시간에 편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6%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의 취향과 예산 등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주거 공간을 소개해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뒤를 잇는 건 tvN '신박한 정리'. '신박한 정리'는 나만의 공간인 집의 물건을 정리하고 공간에 행복을 더하는 노하우를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첫 방송 시청률은 2.9%(닐슨코리아 제공)이었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8회 편성으로 시작했지만 정규 편성을 확정 지었다.

흔히 관찰 예능에서 보여주는 스타들의 집이 아니라 누군가의 집처럼 일반적인 스타들의 집을 비움과 재배치로 변신시킨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높은 공감대를 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시청자들의 관심사를 잘 공략했다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 높은 화제에 정규편성·시즌2 희망

방영은 종료됐지만 정규편성과 시즌 2를 희망하는 하우스 예능도 있다. 총 2부작 파일럿으로 편성된 SBS '나의 판타집'은 출연자가 평소 로망으로 꿈꾸던 '워너비 하우스(판타집)'와 똑같은 현실의 집을 찾아 직접 살아보면서 자신이 꿈꾸는 판타지의 집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담은 관찰 프로그램이다. 이승윤이 희망한 190평에 수영장까지 있는 럭셔리 하우스, 양동근의 아이들을 위한 집 앞 잔디와 미끄럼틀, 그물침대가 있는 테마파크 등 다양한 판타집이 등장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체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면서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틈도 여과 없이 담아냈다. 이승윤은 방과 방 사이의 거리가 멀어 이동하기 어렵다는 것과 수영장을 직접 청소해야 하는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만큼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도 열려있다.

또한 6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이달 27일 12부작으로 막을 내린 tvN '바퀴 달린 집'은 시즌 2를 희망하는 의견이 많다. '바퀴 달린 집'은 바퀴 달린 집을 타고 전국을 유랑하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하루를 살아보는 버라이어티다. 이동이 가능한 집을 보여줌으로써 집 앞에 바다나 산, 숲이 펼쳐진 대중들의 판타지를 결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캠핑족들을 겨냥한 예능이기도 하다.

이처럼 각종 하우스 예능이 인기를 얻은 데는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 어느덧 집이 단순한 주거 목적을 넘어 재택근무까지 가능한 삶의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새로 집을 구하거나 이사를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공간에 변화를 주고 싶은 시청자들의 희망 사항을 담아내 공감대도 높였다.

하지만 하우스 예능이 불러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구해줘 홈즈'에 소개된 매물은 이후 부동산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소개된 타운하우스 중 일부는 분양을 앞둔 매물이 포함돼 있었다. 또한 '나의 판타집'은 현재 가격이 아닌 2018년 기준으로 보여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하우스 예능에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와 공정성이다. 화려한 인테리어에만 치중하지 않고 실질적인 입지 조건이나 제반 환경 등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시청자들의 판타지와 현 상황이 적절히 결합한 시각에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사진=각 프로그램 포스터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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