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효과 알려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공포가 확대되는 가운데,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을 받으면서 이와 관련된 국내 제약사들의 치료제 개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나파모스타트는 혈액 투석을 받는 환자의 혈액 응고를 막고 급성 췌장염 치료에도 쓰이는 성분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된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정도 약효가 강한 치료제 후보 물질로 알려진다.

◆ 나파모스타트 기반 치료제 개발 속도

종근당은 지난 31일 러시아 식약처로부터 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이번 러시아 임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등증 및 중증의 폐렴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을 10여일 간 투여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 임상은 빠르면 올 연말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며 임상에 성공시 국내 및 해외에 긴급승인을 신청해 코로나19 치료제로 보급될 예정이다.

종근당이 러시아를 임상시험 국가로 선정한 것은 현재 러시아에서 매일 5000명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피험자의 확보가 용이해 신속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러시아 임상으로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겨 범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러시아 외에도 다수의 국가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파모스타트, 코로나19 치료 효과 기대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식약처의 지원으로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진행한 약물재창출연구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이 확인됐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사람 폐세포에서 다양한 약물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을 비교 분석한 결과 나파모스타트가 가장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는 렘데시비르보다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능이 매우 탁월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나파모스타트의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능은 독일 영장류센터와 일본 동경대에서 각각 수행한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나파모스타트를 투여해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단국대병원은 지난달 4일 이지영 단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장석빈 교수가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나파모스타트를 적용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감염병저널(IJID)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단국대병원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치료 승인을 받은 10개 병원 중 한 곳이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월 말부터 산소치료가 필요한 65세 이상 중증 코로나19 환자 3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나파모스타트가 항 코로나19 바이러스 효과 및 염증에 효과를 보였다.

3명의 확진 환자는 치료 전 발열 및 폐의 다수 부위에서 염증이 발생했으며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인공호흡기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나파모스타트 임상 치료 전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처방 받았으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매일 나파모스타트 200mg을 처방했고, 그 결과 2~5일 만에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자가 호흡이 가능해졌다.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폐렴의 주요 병리인 혈전 등의 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있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 나파모스타트 기반 치료제 및 의약품 주목

나파모스타트 기반의 치료제 개발은 국내에서는 종근당과 뉴지랩이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등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6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나파모스타트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 2상을 승인 받았다.

뉴지랩은 지난달 6일 파키스탄에 소재한 국립 암 전문 연구기관 ‘Cancer Research Pakistan’(CRPak)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파키스탄 내에서 나파모스타트 글로벌 임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뉴지랩은 최근 경상대학교 배인규 교수팀과 서울의료원에서 국내 첫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나파모스타트 약물 투여를 시작하고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집에서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알약 형태의 ‘나파모스타트 경구용 제제’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제제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한편 SK케미칼은 나파모스타트 오리지널의약품을 ‘후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 GC녹십자, JW중외제약, 제일약품, 알보젠코리아 등 나파모스타트의 생산·판매권을 가진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명문제약은 연내 나파모스타트 제네릭 개발을 완료하고 2021년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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